의학·과학 건강

수면 6시간 이하, 치매 위험 30% ↑ "부모님 수면 상태 점검 필수"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4 08:30

수정 2025.10.04 09:36

정확한 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예방의 첫걸음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를 맞아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려는 자녀들이 많다.

특히 기억력이 전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나이로 인한 정상적인 노화인지, 비정상적인 인지 기능 저하인지는 반드시 정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치매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수면의 질 저하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진산 교수는 “수면 부족은 뇌 대사 기능과 노폐물 처리 능력을 떨어뜨려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며 “깨어 있는 동안 뇌에 축적되는 ‘아데노신’의 대사가 교란되거나,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 AI 이미지 생성
제미나이 AI 이미지 생성

실제 2021년 영국에서 진행된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 높았다.

이 교수는 “숙면은 뇌가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규칙적인 생활습관, 조용하고 안락한 수면 환경은 치매 예방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치매는 흔히 불치병으로 여겨지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다. 원인에 따라 치료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경우도 있다. 치매는 크게 퇴행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으로 발병하며, 기억장애와 언어·시공간 기능 저하, 성격 변화가 서서히 나타난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갑작스럽게 발현한다.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 우울감 등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교수는 “전체 치매의 약 10%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며 “정상압수두증, 우울증, 갑상선 저하증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상압수두증으로 인한 치매는 뇌척수액을 배액해주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고, 갑상선 저하증으로 인한 인지장애는 호르몬 제제 투여로 개선 가능하다.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70여 가지에 이른다. 이 교수는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신체·심리·환경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억력 저하가 의심되면 신경심리검사, 뇌영상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하루 7시간 전후의 숙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우울증 조기 치료 등 생활습관 관리가 치매 예방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