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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모경종 '스타 대회' 불참에 뿔난 게임 팬…"e스포츠 팬 기만했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2 14:50

수정 2025.10.02 14:50

5일 영등포 PC방서 '스타 대회'…젊은 정치인 화합·취약계층 기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제안, 민주당 모경종·국민의힘 김재섭 화답
민주당 지지층 거센 비난…모 의원, 2일 SNS 통해 대회 불참 밝혀
온라인 스타 커뮤니티 "내부 조율 과정 공개하고 책임있는 사과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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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마련한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하루 만에 불참 입장을 밝히면서 후폭풍이 크다.

이 행사는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추석을 맞아 화합을 이루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도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제안에 모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화답하면서 오는 5일 서울 영등포의 한 PC방에서 열리게 됐다.

그러나 하루 뒤인 2일 모 의원은 불참을 결정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비판이 거세게 쏟아지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타크래프트 갤러리'는 "‘스타 대회’ 불참으로 e스포츠 팬을 기만한 모경종 국회의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문을 발표했다.

"20년 넘는 e스포츠 전통 무시한 행위"

스타 갤러리는 "모 의원의 ‘스타크래프트’ 교류 행사 불참 선언은 사전에 공지된 일정과 취지를 스스로 뒤집은 결정"이라며 "공개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혀 기대를 형성한 뒤, 여론의 흐름 만을 이유로 돌연 불참을 통보한 행위는 사전 고지된 일정을 번복해 준비와 진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한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화합'을 목적으로 한 행사의 취지까지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타 갤러리는 "기획은 본래 정치적 대립을 넘어 화합을 시도하고 명절의 나눔·상생 가치를 실천하며 국민과 함께 즐기는 새로운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안내됐다"면서 "여야 의원과 전직 프로게이머가 팀을 이뤄 경쟁하고 승리팀 지역구의 복지시설에 기부해 취약계층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표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취지가 분명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충분한 설명과 대체 방안 없이 발을 뺀 것은, 문화와 정치를 잇는 시도를 단순한 정치적 눈치 보기로 전락시킨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포스터. 개혁신당 제공. /사진=뉴스1
스타크래프트 대회 포스터. 개혁신당 제공. /사진=뉴스1

모 의원의 결정을 두고 e스포츠와 e스포츠 팬들을 무시한 행위라고도 했다.

스타 갤러리는 "우리는 이 사안을 e스포츠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더욱 엄중히 직시한다. 이 전통은 20여 년간 팬들의 헌신과 함께 이어져 왔다"면서 1999년 e스포츠의 역사를 설명한 뒤 "약속을 뒤집는 한 번의 결정은 단지 일정 취소가 아니라 문화 공동체의 신뢰를 허무는 일이다. 팬과 대중은 '정치도, 게임도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최소한의 상식을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 의원을 향해 "불참 경위와 내부 조율 과정을 즉시 공개하고 팬·주최 측·참여 예정자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책임 있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취소 불가피 시 적용할 기준과 절차(사전 공지 시한, 대체 일정 제시)를 명문화하고, 향후 모든 대중 행사에 예외 없이 적용하라"고도 했다.

스타 갤러리는 "정치는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게임을 매개로 한 공적 교류는 시민의 삶과 문화에 실질적 가치를 낳을 수 있다. 그 전제는 언제나 약속과 신뢰"라며 "우리는 e스포츠가 20여 년간 일군 전통과 팬덤의 헌신을 외면한 채 입장을 번복한 모경종 국회의원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모경종 “회초리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앞서 모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준석 대표가 추석을 맞아 마련한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 의원은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쳤다”면서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 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들을 보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면서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다.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하루 전 모 의원 등이 참석하는 스타 대회 일정이 발표된 뒤 민주당 지지층은 모 의원을 거세게 비판했다.


모 의원은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