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608조984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313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8월(3조7012억원)보다 2조4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가계대출을 주도한 주담대가 위축되자 가계대출 증가세도 줄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4조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말(762조8985억원) 대비 1조1964억원 늘었다. 직전 8월의 증가 폭(3조9251억원)이 4조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1월 역성장한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월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주담대와 전혀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는 지표도 지난달 확인됐다.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2를 기록,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함을 뜻한다. 정부 주도로 6·27 대책에 이어 9·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심리'는 상승세가 유지된 셈이다. 더구나 전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주택가격 전망만 예외적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주택에 한정해선 여전히 '기회가 되면 매수하겠다'는 기대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동산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은 오르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3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권·마용성(마포·용산·성동)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거래절벽 속 신고가'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공급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감, 일부 지역 신고가 거래 등이 영향을 줘 기회가 되면 매수하겠다는 심리가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대 심리가 지속되면 언제라도 부동산 가격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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