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실로 녹아든 인천공항 디지털 전환... K-공항 수출 기대감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8 13:00

수정 2025.10.08 14:03

인천공항 관제사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관제지원 플랫폼 '스마트 계류장 관제 플랫폼'을 통해 안전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관제사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관제지원 플랫폼 '스마트 계류장 관제 플랫폼'을 통해 안전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파이낸셜뉴스]네이버에서 '인천공항'을 검색하고 하단으로 스크롤을 내리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실시간 대기시간이 나타났다. 1∼6번 출국장별 운영 여부와 대기 시간이 표시된다. 가장 오래걸리는 곳은 21분, 적은 곳은 8분으로 편차가 심했다. 여행객들은 사람이 몰리지 않은 출국장을 직접 선택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 '디지털 전환' 성과 가시화
네이버에서 지난 9월 30일부터 제공되고 있는 인천공항 '실시간 혼잡도 알림' 서비스. 네이버 캡처
네이버에서 지난 9월 30일부터 제공되고 있는 인천공항 '실시간 혼잡도 알림' 서비스. 네이버 캡처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 같은 '실시간 혼잡도 알림'은 지난 9월 30일부터 네이버에 제공됐다.

여행객들은 내비게이션에서 제공하는 것처럼 날짜와 시간대별 예측을 기반으로 공항 도착 시간을 정할 수 있다. 공사는 여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출국장에 담당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어 혼잡도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인천공항 디지털 대전환'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공사는 2024년 공항 전 영역의 디지털 혁신 성과 가속화를 위해 '디지털 대전환 원년'을 선포했다. △ 예측·자동화 기반 통합적 공항운영 △ 고객 여정 중심 디지털 서비스 혁신 △ AI 전환 기반 인프라 조성 △ 지속가능한 AI 혁신 생태계 조성이라는 전략방향을 제시하며 장·단기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단기 과제들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T1 장기주차장과 여객터미널, T1~T2를 연결하는 '자율주행셔틀'은 2023년 도입 이후 총 3만4128명을 운송했다. 운송거리는 3만8556㎞에 달한다. 이 기간 안전 사고는 '제로(0)'를 자랑한다.

T2 확장에 맞춰 지난 8월 본격 운영을 시작한 실내 자율주행 운송차량(AM)은 현재까지 1만여 명이 이용하며, 인천공항의 대표 DX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마트 계류장 관제 플랫폼'은 △ AI 영상·음성 분석을 통합 실시간 위험 감지 △ 증강현실(AR)·디지털트윈을 활용한 항공기 식별, △ 빅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구현해 관제사의 상황인지력을 제고했다. 글로벌 대형공항에서 AI를 적용한 최초의 관제지원 플랫폼으로 육안감시가 불가한 지역을 AR로 표출하는 등 관제 사각지대를 없애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서은정 인천국제공항공사 디지털혁신실장은 "올해 말(12월) 탑승권 발권(셀프 체크인) 로봇 10대를 세계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혼잡도 정보를 기반으로 로봇이 스스로 여객이 밀집한 지역으로 이동해 탑승권 발권을 도우면 혼잡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여객들이 실내 자율주행 운송차량(AM)을 이용해 탑승구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여객들이 실내 자율주행 운송차량(AM)을 이용해 탑승구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통합 플랫폼으로 수출 판로 개척
공사의 다음 목표는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까지의 모든 공항 데이터를 연계해 AI기반 수요예측과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는 통합운영시스템 'TAM(Total Airport Management)' 운영이다. 이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공항운영센터(APOC)를 운영해 공항운영 수요 예측과 효율적 자원 배정을 추진한다.

서 실장은 "공사가 추진하는 TAM 플랫폼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도 제도와 표준마련을 논의 중인 차세대 공항 운영 개념이다"라며 "현재 일부 유럽 국가들이 항공기 지상이동 구역에서만 제한적으로 TAM을 운영하고 있지만, 접근교통-출입국-항공기 운항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운영을 시도하는 것은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현재 설계사업 입찰공고를 진행 중으로, 내년 기초 설계를 거쳐 2029년 개발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전환(DX) 수준진단' 모델 글로벌 확산 및 IT 솔루션 해외사업 진출 활성화도 추진한다. DX 수준진단은 이미 활용되고 있지만, 공항에 특화된 모델은 전무하다.
공사는 이번에 개발한 DX 수준진단 모델에 대해 국제공항협회와 협의해 우수공항 인증제도 신설을 논의 중이다. DX 수준진단이 현실화되면 해외 수출과 더불어 K-공항의 기술 수출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실장은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다양화되면서 인공지능 전환과 디지털 전환이 개별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라며 "향후 '통합 플랫폼 중심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분야별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