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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앞다퉈 中企 돈줄 자처…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2 16:12

수정 2025.10.02 16:12

지난달 1조8천억 대출 승인
정부 전환 기조에 적극 대응
가계대출은 계속해서 옥죌듯
5대銀 앞다퉈 中企 돈줄 자처…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
정부의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정책 기조에 발맞춰 5대 은행이 지난달 1조8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을 내줬다. 지난 7월 1조3500억원, 8월 2조97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을 집행한 5대 은행은 한동안 주택담보대출은 옥죄고, 기업 대출을 늘려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더불어 생산적 금융 활성화라는 정책 기조에 따른 영업전략이다.

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계수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 말 기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잔액은 715조215억원으로 한 달 새 1조8162억원 늘었다.

올해 1월(711조2696억원)과 비교하면 3조7518억원, 전년동월(713조65억원) 대비로는 2조15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중기 대출잔액은 지난 6월 3조1433억원 감소한 뒤 7월 1조3591억원, 8월 2조9718억원 규모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9월 증가 폭은 직전 두 달보다 축소됐다.

지난달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671조876억원으로 집계돼 8월 대비 2조1254억원 늘었으나 증가 폭은 8월(3조2763억원)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원화 대출잔액은 약 1627조원으로 한 달 사이 5조6924억원 확대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기조에 발맞춰 각종 대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계절적 요인으로 9월 증가 폭이 소폭 줄었지만 명절이 있는 이달은 증가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이어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가 겹치면서 은행권은 기업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각 계열사별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띄웠다. 김성현 KB증권 대표가 의장을 맡고,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참여한다. 미래 전략사업에 대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된 협의회는 그룹의 생산적 금융 전략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정부가 추진하는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발맞춰 전담 애자일 조직을 새로 꾸렸다. 신설 조직은 신한은행의 초혁신경제 성장 지원을 주도할 방침이다. 15대 프로젝트 영역별 연구·조사, 정부 투자 유망업체·밸류체인상 우량기업 발굴, 산업분석·심사지원 기능 강화,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유망·성장산업 분야 중견·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문화·콘텐츠, 방위·우주항공, 에너지전환 산업을 'ABCDE 5대 전략산업'으로 보고 자금 공급 및 투자 확대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매년 첨단사업 분야의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고, 150조원 규모로 조성될 국민성장펀드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추석 전후로 중소기업 대상 15조원 규모의 특별자금 공급계획도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제일 먼저 국민성장펀드 참여방안을 공개했다.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최고경영자 합동 브리핑'을 열고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총 80조원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자체 투자로 7조원, 융자 56조원 투입 계획도 내놨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임종룡 회장이 주재하고, 자회사 대표가 참여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운영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