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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관광산업 키우려면 공무원들 의식부터 달라져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2 18:02

수정 2025.10.02 18:02

외국인 밀려오는데 인프라 태부족
공연관, 리조트 등 즐길 곳 만들길
최근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뒤 중국인 크루즈 관광들이 단체로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뒤 중국인 크루즈 관광들이 단체로 국내에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비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관광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지역관광 선도권역을 2곳 지정, 재정투자와 규제완화 등으로 정부가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구 부총리가 주재하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출범시켰다.

서비스산업이 신성장 동력이라는 정부의 인식은 늦은 감이 있다. 알면서도 다시 강조하고 나온 것이라면 그동안 정부가 서비스산업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말이다.

제조업 살리기와 첨단산업 육성 등 정부가 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되새겨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잘 알다시피 3차 산업으로도 불리는 서비스산업은 유형의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닌 교통, 상업, 무역, 관광, 통신, 금융, 유통, 외식 산업 등 무형의 산업을 일컫는다. 정부도 알고 있듯이 서비스산업은 전체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60%, 고용을 70% 담당하는 산업의 근간이다. 선진국일수록 힘든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산업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산업 육성책은 그중에서도 관광이 중심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의 한류 확산과 관련이 있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인기로 최근 서양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기에 무비자 확대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국내 관광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실 한류 열풍으로 한국과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글을 배우며 한국을 찾아 직접 문화를 체험하고자 했다. 유학생도 매년 늘고 있으며 한국에 정착해 사는 외국인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관광정책은 미흡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외국인들이 들어와도 즐기고 머물 인프라가 부족했다. 외국 관광객들의 평가는 다 같지 않지만, 대체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는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여서 즐길 거리가 즐비한 동남아, 일본이나 유적과 문화재가 풍부한 유럽 등지로 관광을 떠났다.

그 결과는 여행수지, 나아가 서비스수지 적자 지속으로 이어졌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팔아 이익을 남겨도 여행으로 달러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국민들의 외국 여행을 탓할 수는 없다.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외국인을 더 많이 우리나라도 불러들여 달러를 쓰도록 하면 된다.

당국자들도 외국으로 나가 관광을 할 것이다. 유명한 리조트에 가서 즐기고도 올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왜 전통문화 공연관이 없고, 외국인이 놀고 즐길 그럴싸한 리조트 하나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해외견학을 구실로 외국 관광을 가더라도 무엇이 우리와 다른지 눈여겨보고 와서 우리 사정에 맞게 접목하면 경비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먹고 노는 일에만 빠져 있다 돌아오니 아까운 혈세만 낭비되는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빈약한 한국 관광의 현실을 돌아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마스터플랜을 짜기 바란다.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산업 발전이 우리에게 더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할지 모른다.
때만 되면 내놓은 서비스산업 강화 방안이 이번에도 땜질식, 전시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좀 더 진지하고 의식 있는 공무원들의 자세가 먼저 갖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