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 선거, 15일 실시 예정
신임 총재 선출 후 12일간 공백 지속
자민·공명, 야당 협의 필요성 반영
'레임덕' 이시바 대외 행보에 당내 논란
신임 총재 선출 후 12일간 공백 지속
자민·공명, 야당 협의 필요성 반영
'레임덕' 이시바 대외 행보에 당내 논란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4일 선출되면서 신 내각이 발족하기 전까지는 총리와 당 총재가 다른 이른바 ‘총리·총재 분리’ 체제가 이어지게 된다. 일본 총리 지명 선거가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 분리 체제는 이례적으로 긴 12일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 기간 중 전후 80주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는 등 대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신임 총리가 정식으로 선출되기 전에 현 총리가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 당 내외에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총리 지명 선거가 15일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는 자민당 총재 선거 직후 신속히 총리 지명 선거가 진행되고 곧바로 조각을 거쳐 신 내각이 출범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시바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는 불과 나흘 뒤 총리로 선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여당이 총재 선출과 총리 지명 선거 사이에 시간을 두려는 입장이다. 참·중 양원에서 자민·공명 양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야당과 협의할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총재 선거 후보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관례적으로 퇴임을 앞둔 총리는 후임 총재가 신임 총리로 선출될 때까지 공개 활동을 자제한다. 그럼에도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주년에 맞춰 태평양전쟁 발발 경위 등을 짚는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다음주 초 신임 총재에게 자신의 견해를 전달한 뒤 오는 10일께 기자회견을 열어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또 13일에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크다고 밝힌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폐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전후 80주년 담화가 역사 인식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담화의 내용에 따라 국내외에서 파장이 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신임 총재가 선출된 이후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놓인 총리가 주요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 정부·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총재 선거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은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 고위 관계자 또한 “왜 굳이 총리 자격으로 발표하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즈야 간사장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물러나는 총리가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차기 내각과 충분히 협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소속 의회의원 295표와 당원 295표(당원 약 91만 표를 295표로 환산) 등 총 590표를 놓고 경쟁하는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한다. 현재로선 결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결선은 의회의원 295표와 47개 광역자치단체 지부 47표를 놓고 다투는 만큼 국회의원 표심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현재 자민당 의원 지지를 가장 많이 확보한 후보는 고이즈미다. 아사히신문 조사 결과 지지 의사를 밝힌 226명 중 72명이 고이즈미를 꼽았다. 하야시를 지지하는 의원은 57명, 다카이치를 뽑겠다는 의원은 37명이다. 당초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양강’ 구도로 예상됐지만 하야시가 토론회 등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자 지지 의원이 늘어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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