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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 진선규 휘어잡던 그 신인…이소이 "연기는 기세, 배웠다" [한복인터뷰]②

뉴스1

입력 2025.10.06 08:32

수정 2025.10.06 08:32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애마' 이소이 /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소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감독 이해영)에서 비극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과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소이는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진선규 분)를 이용하는 연인 황미나로 분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뉴스1과 만난 이소이는 '애마' 속 구중호를 휘어잡던 모습과는 또 다른, 단아하고 청순한 한복 자태로 카메라 앞에 섰다. 또한 그는 작품 비하인드와 연기 과정에서의 솔직한 속내도 전했다. 오디션에서부터 치열하게 캐릭터를 해석하고 준비했던 과정뿐만 아니라 쟁쟁한 선배들과의 호흡에서 느낀 긴장과 배움, 그리고 황미나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겪었던 감정까지 진솔하게 털어놨다.



'애마'는 그 자신에게도, 또 시청자들에게도 그간 몰랐던 이소이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해준 작품이다. 이소이 또한 화려한 외모와 패션에 감정 표현도 욕설도 거침없는 황미나를 연기하며 "나조차도 나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했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연기는 기세고 자신감"이라는 깨달음 역시도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데뷔 4년 차, 넷플릭스 인기 예능 '솔로지옥2'에서 얼굴을 알린 후 '소방서 옆 경찰서'(2022) '더 글로리'(2022) '혼례대첩'(2023) '모텔 캘리포니아'(2025) 그리고 '애마'에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까지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그는 "늘 변화할 수 있는 배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정 자체를 즐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애마'로 한층 더 성장한 이소이와 추석 계획을 나누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이소이 한복인터뷰】 ①에 이어>

-미나는 자기 객관화가 잘 된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재능이 없어서 더 애를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도 자기 객관화를 끊임없이 하려는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준비 안 됐으니 못한다"는 생각은 자기 객관화지만, "그럼 난 언제 준비가 되나" 싶더라. 그러면서 연기는 기세고 자신감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객관화는 필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신인이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그 시간을 자기 객관화에만 쓰면 우울해지고 처질 수밖에 없겠더라. 연기를 즐겁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생각을 제쳐두고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배우의 꿈을 위해 과정을 잘못된 방식으로라도 밀어붙이는 미나의 모습에 공감이 됐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미나가 이해가 잘 안됐다. 꿈을 위해서라면 그런 방식도 존중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제가 직접 그러지는 않았으니 쉽진 않았다. 풀리지 않는 숙제 같았다. 하지만 미나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런 표현을 하는지 집요하게 분석했고, 그러다 보니 이해가 되면서 공통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계속 미나로 살아보고 집중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생겼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라고 계속 리마인드하면서 어느 순간 맞아떨어졌다.

-미나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대연회 장면부터 마지막 비극까지, 연기하면서 감정적인 고충은 없었나.

▶ 마약 파티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촬영 전까지 꽤 오랜 시간이 주어져 한 달가량 그 신만 생각하며 지냈다. 그 과정이 정신적으로 힘들더라. 그 장면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서기 2000년'이라는 곡이었는데 2000년이 되면 뭐가 어떻게 되고 이건 어떨 거고 이런 내용이 담긴 곡인데 마약을 하면서 "이 파티에서 성공하면 나는 이렇게 될 거야"라는 상상을 반복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이었다. 그게 너무 힘들더라. 당시엔 부모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며 생각을 전환하려 했던 점이 큰 힘이 됐다. 감독님도 "그렇게까지 메소드로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해 주셔서 힘이 됐다.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가 극복에 도움이 됐고, 다행히 시청자분들도 미나를 비호감으로 보지 않고 안쓰럽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번 작품에 유독 크게 몰입했던 이유가 있었나.

▶모든 캐릭터에 진심을 쏟지만, 감정이 집까지 남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 글로리' 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이해되지 않던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이 길었기에, 표현 과정에서 일치되는 순간마다 힘듦이 따랐던 것 같았다.

-데뷔 4년 차인데 배우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원래는 아이돌이 꿈이었지만 부모님과 협의 끝에 선생님을 꿈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예체능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직업 리스트를 프린트해서 하나씩 지워가다 남은 게 연극영화학과와 배우였다. 연기를 처음 접한 건 입시를 준비하던 19살 때였다. "배우가 돼야겠다"고 느낀 건 대학 입학 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서였다. 사람들과 호흡 맞추는 과정이 너무 좋았고, 영혼 없는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 넣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하겠나 싶었고, 평생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해 초 '모텔 캘리포니아'에도 출연했고, 이후 '애마'와 영화 '고백의 역사'까지 연이어 작품을 공개했다. 꾸준히 시청자들과 작품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찍은 시기는 다 달랐는데 한 해에 연이어 공개돼 오히려 좋았다. (시청자들에게 제 얼굴이) 익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했고, 좋은 반응에도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계속 작품 해야 하는데" 하는 조급함이 잠시 생기기도 했는데 결국 한 작품이 오래 걸리더라도 진심을 다해 퀄리티 있는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로맨스다.(웃음) 액션도 하고 싶지만, 특히 로맨스에 대한 욕심이 컸다. 매니저와도 "로맨스 해야 한다"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청춘 로맨스도 좋지만 영화 '먼 훗날 우리'와 같은 감성의 로맨스를 꼭 해보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에마'를 찍고 나서 확실해진 건 늘 변화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정 자체를 즐기는 배우, 그리고 변화 속에서도 관객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각인되길 바라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내면을 재료로 쓰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번 작품이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작품이 될까.

▶감독님께서 "이소이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이 '애마'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게도 정말 소중한 작품이 됐다. 가끔 미나가 이해가 안 될 때 "저 미나 싫어요"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선 "나 미나 좋은데, 귀엽잖아, 매력 있잖아"라고 해주셨다. 미나가 이해되지 않는 순간마다 감독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항상 마음을 다잡았다.


-시청자들에 추석 인사를 전한다면.

▶이번 연휴가 꽤 긴데 연휴 동안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고 소중한 분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다. 또 모두 하루하루 평온한 나날들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작품마다 좋은 반응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