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로워 30만명을 보유한 틱톡커이자 배우 지망생 윤지아(26)씨를 살해하고 전북 무주시의 한 야산에 유기한 50대 남성의 정체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윤씨의 사망 사건을 다뤘다.
윤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5시 전북 무주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에는 다수의 멍과 함께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타살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고, 사건 발생 12시간 만에 50대 남성 최모씨가 용의자로 긴급 체포됐다.
용의자 최씨는 ‘검은 고양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며 틱톡커에게 수억원을 쓰는 ‘큰손’으로 통했다. 틱톡은 후원 금액에 따라 시청자들을 50개 레벨로 나누고 있는데, 최씨의 레벨은 46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46레벨까지 가려면 최소 1억원은 써야 한다”고 했다.
최씨는 자신을 IT 회사의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윤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윤씨에게 “SNS 팔로워 수를 늘려주겠다”고 제안했고, 윤씨는 이 제안을 수락해 최씨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했다.
하지만 최씨는 자력가와 거리가 멀었다. 그는 거액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고, 집은 사건 당일 강제 경매로 넘어간 상태였다. 이러한 최씨에게 윤씨는 유일한 돈 줄이었다.
윤씨가 최씨의 강압적인 지시와 무리한 일정에 지쳐 동업 관계를 정리하려 하자, 갈등이 극도로 악화됐다.
윤씨는 지난달 10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동업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CCTV에는 최씨가 윤씨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신의 설득에도 윤씨가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최씨는 하루 뒤인 11일 오후 3시30분쯤 인천 영종도에서 라이브 방송을 끝낸 윤씨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윤씨를 살해한 최씨는 이후 캐리어에 시신을 싣고 무주 야산으로 향해 풀숲에 유기했다. 그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8차례나 정차하는 치밀함을 보였지만, 경찰이 시신을 찾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방송에 따르면 최씨와 동업을 했던 또 다른 인플루언서는 “최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심한 타박이 이어졌다”며 최씨가 윤씨를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 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여성을 폭행 및 감금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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