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 재테크 수단'인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시장 규모 25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초대형 ETF의 상징인 '순자산 1조원'의 위상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순자산 1조원이 넘는 ETF는 작년 1월2일 26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2일에는 35개, 이달 2일에는 53개로 대폭 늘었다.
'1조원 클럽'이 국내 전체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및 올해 연초에는 각각 3.2%, 3.7%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2%로 커졌다.
ETF를 순자산별로 줄을 세우면 과거 1조원 클럽은 '상위 3%대'에 해당했는데, 이제는 '상위 5%대'로 그 입지가 달라진 것이다.
ETF 시장의 총 순자산도 국내 증시 성장과 함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연초에는 121조5187억원이었지만 올해 연초에는 171조8981억원, 지난 2일에는 254조977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초와 비교해 약 1년9개월 만에 총자산 규모가 2.1배 증가한 것이다.
ETF 총 순자산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겨 올해 6월 200조원을 돌파했고, 이달 1일 최초로 250조원대에 들어섰다.
1조 클럽의 '리더'격인 순자산 1위 펀드의 성격에도 변화가 있었다.
작년 초와 올해 초의 1위 상품은 각각 'TIGER CD금리투자KIS'(당시 기록치 6조7328억원)와 'KODEX 금리 액티브'(9조1149억원)로 모두 기관 투자자 자금이 몰리는 채권 기반의 금리형 ETF였다.
하지만 이달 2일 기준 순자산 1위는 'TIGER 미국S&P500'(9조8965억원)으로,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한 해외 주식 ETF가 정상을 차지했다.
1조원 고지는 ETF가 보편화하기 전 공모펀드 시절부터 상징하는 바가 컸다. 펀드는 덩치가 커질수록 운용 수입이 높아질 공산이 커지는데, 억 다음 단위인 '조'는 대중에게 '규모의 경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설명이다.
2002년 국내에 도입된 ETF는 주식처럼 증시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 상품으로, 시장 지수를 추종해 개별 종목보다 안정성이 좋고 수수료 등 비용도 저렴해 대표 금융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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