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노벨화학상 수상자 日기타가와 "3C로 미래 개척하라"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8 20:39

수정 2025.10.08 20:41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에 가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고등연구원 특별교수(74)가 선정됐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6일 생리의학상에 이어 화학상까지 올해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각) 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에게 노벨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기타가와 교수 등 3명의 수상자들은 금 화합물 내부에 수많은 나노 크기의 공간을 만들어 기체의 출입을 제어할 수 있는 다공성 금속 착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 수중 유해 물질 제거, 위험 가스의 안전한 운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아카데미 측은 "수상자들의 획기적인 발견 이후 화학자들은 수만 종에 달하는 다양한 금속유기구조체를 개발해 왔다"며 "이 기술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은 일본 출신(미국 국적 포함)으로서는 노벨상 개인 수상 30번째, 화학상으로는 9번째에 해당한다.

제자의 한마디가 연구의 시작
기타가와 교수는 1951년 교토시 출생으로 1974년 교토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1979년 교토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과정에서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고 후쿠이 겐이치 명예교수의 제자였던 요네자와 사다지로, 모리시마 이사오 명예교수 밑에서 배웠다.

이후 근기대 이공학부에서 조교, 강사, 부교수로 근무했다. 이 시기에 제자의 한마디를 계기로 다공성 금속 착체의 ‘수많은 구멍’에 주목하게 됐다. 이것이 현재 연구의 출발점이 됐다.

1992년 도쿄도립대 교수, 1998년 교토대 대학원 공학연구과 교수, 2013년에는 교토대 물질-세포 통합 시스템장을 겸임했다. 2017년 교토대 명예교수를 거쳐 현재 교토대 고등연구원 특별교수를 맡고 있다.

맥주 즐기는 온화한 성품..학생들엔 '3C' 강조
기타가와 교수의 인품에 대해 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맥주를 좋아하고 얘기를 재미있게 하는 매우 온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그가 과학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어머니의 말 한마디였다. 기타가와 교수의 어머니는 "앞으로는 전자공학의 시대가 온다. 과학의 힘으로 여러 가지가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동급생들에게서 받은 자극도 컸다고 기타가와 교수는 회상했다. 한 친구가 미국 작가 프레더릭 브라운 등의 SF 소설을 읽다가 기타가와 교수에게 일독을 권했다.

우주에 대한 얘기가 등장하는 책에 매료돼 과학에 대한 꿈이 부풀었고 잇달아 새로운 SF 소설들을 탐독하게 됐다. 심지어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3학년 수학을 공부하는 친구도 있었다.

기타가와 교수가 "아직 배우지 않은 부분이잖냐"라고 말하자 그 친구는 "재미있으면 그냥 계속 읽으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흥미 있는 것은 스스로 얼마든지 공부해도 된다"는 생각이 깊이 각인됐다고 회상했다.

그때부터 그는 좋아하던 수학, 물리, 화학은 학교에서 배우기 전부터 미리 독학하게 됐다.

대학원 진학 후에도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던 착체화학회(錯体化学会)에 직접 참가했다.

기타가와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실 학생들에게 항상 3가지 'C'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Courage(이질적인 분야나 문화에 뛰어드는 용기) △Challenge(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세) △Capability(용기와 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그는 "이 세 가지 C를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라"고 당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