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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장벽 속 현대차, 인도서 점유율 늘리며 '선전'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0 06:29

수정 2025.10.10 06:29

인도 세제 개편 업고 '2위 탈환'…하루 1만1000대 판매
제2의 내수시장'으로…"넥스트 차이나 공략 중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판매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제공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판매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시장의 관세 부담과 유럽에서 자동차 철강 관세 부과 속에서 현대자동차가 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최근 시행된 인도의 세제 개편(GST 2.0)으로 경쟁사보다 유리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해 현지 판매 2위 자리를 회복했다. 현대차는 인도를 그룹의 제2 핵심 시장으로 정하고, 시장 공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도 세제 개편 업고 '2위 탈환'…하루 1.1만대 판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지 업체인 마힌드라, 타타 모터스를 제치고 인도 시장 8월 월간 판매량 4만4001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섰다. 올해 줄곧 월간 판매량 3위였지만 지난 8월 실시된 상품·서비스세 2.0(GST 2.0) 개편에 힘입어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세제 개편은 기존 4단계(5%, 12%, 18%, 28%)로 부과하던 상품·서비스 세율을 2단계(5%, 18%)로 단순화한 것이다. 자동차 세율은 28%에서 18%로 인하되면서 현대차는 세제 개편으로 인한 주요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현지 주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는 111만 루피(한화 약 1750만원)에서 107만 1000루피(약 1690만원)로 판매 가격이 떨어지며 6.8%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이는 현지 경쟁사인 스즈키, 폭스바겐 등 경쟁사 모델의 인하율 3.6%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GST 2.0 시행 첫날에만 1만1000대를 판매해 5년 내 일일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웠다.

제2의 내수시장'으로…"넥스트 차이나 공략"

현대차는 지난달 18일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인도를 핵심 시장으로 정했다. 지난 발표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30년까지 권역별 판매 비중 목표를 제시하며 북미 26%에 이어 인도 판매량을 전체의 15%로 정했다. 이는 내수 시장인 한국(13%)보다 높은 수치로, 사실상 인도를 '제 2의 내수시장'으로 낙점한 것이다.

현대차는 연말 푸네 신공장 가동으로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인도는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시장이지만, 현대차는 가장 수익성이 높은 회사 중 하나로 2등을 유지 중"이라며 "연말 신공장 가동으로 수익을 더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안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는 중국보다 인구가 많고 성장세가 높아 넥스트 차이나로 불린다"면서 "자동차 산업과 문화도 이제 막 태동하고 있어 엔트리 모델에 대한 보급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처럼 관세나 보조금에 따라 판매량이 좌지우지되는 시장보다는 결국 유럽이나 인도처럼 정책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곳에 대한 판매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