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이후의 가자 통치 방안 담은 평화 구상 던져놓고 특유의 압박 외교
하마스 무장 해제 등은 여전히 물음표…'합의 이행 장담 못해' 신중론도
하마스 무장 해제 등은 여전히 물음표…'합의 이행 장담 못해' 신중론도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전부터 가자 사태 해결을 주요 외교 과제로 삼아왔다.
당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절친인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발탁해 취임도 하기 전에 이스라엘과 카타르를 방문하게 하는 등 가자 종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그의 취임 닷새 전인 지난 1월 15일 1단계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하자 "다 자기 덕분"이라며 기세등등했으나, 종전은 그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후 구상까지 발표했지만,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2단계 휴전까지 나아가지 못했고, 이스라엘이 지난 3월 중순 공습을 재개하면서 가자지구에선 희생자가 다시 속출했다.
이 같은 고배를 마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이집트와 긴밀히 협의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휴전 합의를 종용했다.
그는 수시로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주장했지만 협상은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 7월 25일엔 "하마스가 진심으로 협상을 타결하는 대신 죽고 싶어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하마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도 지난 9월 하마스 지도부 암살을 위해 이들이 체류 중인 친미 중재국 카타르까지 공습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자지구 평화 구상을 발표하면서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20개 항으로 구성된 이 계획은 △인질·포로 교환 △이스라엘군 철수 △하마스 무장 해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감독하에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로 구성된 임시 통치기구의 가자 재건 △국제 평화유지군 파견 등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동의를 먼저 확보한 뒤 하마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 3일에는 "하마스가 사흘 내로 평화 구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최후통첩'성 공개 경고도 했다. 이에 하마스는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대로 모든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밝혔고, 이스라엘과 세부 협상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위트코프 중동 특사를 협상에 관여시키는 등 상황을 계속 챙기면서 양측을 압박해 합의 발표라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가 두 달 만에 파탄난 전례가 있고 합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합의 이행을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이 끝날지 불확실하다"면서 "누구도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요구하고 하마스가 거부해온 '하마스 무장 해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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