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임대차 월세 비중 62%… 전월세 동반 폭등 온다 [전세난에 월세화 가속]

최아영 기자,

최가영 기자,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9 18:36

수정 2025.10.09 18:35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129.7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경신
대출규제·전세 신규공급 감소
월세 전환 급증하며 가격 상승
임대차 월세 비중 62%… 전월세 동반 폭등 온다 [전세난에 월세화 가속]
"둔촌동뿐 아니라 인근에도 전세는 물론 월세 매물도 거의 없습니다. 전세는 신규 공급이 거의 없고, 대출규제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소형 평형의 경우 보증금 1억원 기준 시 200만원 넘는 월세를 부담해야 합니다."(둔촌동 K중개업소 관계자)
전세시장에 '대란'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월세마저 연일 오르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6·27 대출규제' 이후 계약갱신 증가, 전세 신규공급 감소, 월세 수요 증가 등의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 동반 폭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9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도권도 130.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거래 10건 중 6건 '월세'

임대차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빠른 월세화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해 보면 올 1~8월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서며 62.2%를 기록했다. 전월세 거래 10건 중 6건이 월세인 셈이다. 같은 기간 대비 월세 비중은 2023년 55.0%, 2024년 57.4%를 기록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1~8월 주택 월세 비중이 2023년 56.6%, 2024년 60.0%에서 올해는 64.1%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절반가량도 월세 거래로 채워지고 있다. 월세 가격도 상승세이다. KB 통계를 보면 지난달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서울 4.26%, 수도권 4.94% 등으로 상승했다.

임차인들이 월세로 내몰리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강화된 대출규제가 한몫을 하고 있다. 보증한도 축소로 전세금을 다 마련하기 힘들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반전세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대치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출이 안 되다 보니 작은 평형 전월세 매물은 속속 팔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6·27 대책' 이후 월세 비중이 크게 늘면서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월세 동반 가격 폭등 경고음

전세시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전세가 오름폭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1~9월 아파트 전세가는 서울 2.15%, 전국 0.56%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전세대란은 '과장'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 및 전문가들은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설명한다. 즉 계약갱신 거래가 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갱신 때는 보증금 인상폭이 5% 이내로 제한된다.

집토스가 국토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부터 8월 전국 아파트 전세계약은 8만9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4869건) 대비 1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갱신계약은 3만3852건으로 전년 동기(2만7361건) 대비 23.7%나 급증했다. 특히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1만7477건으로 전년 동기(9539건)에 비해 83.2%나 폭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인상폭이 정해져 있는 갱신계약이 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안정화되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동반 가격 폭등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월세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월세가 급등하면 다시 전세로 넘어오면서, 전세가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아영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