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출산 후 불과 열흘 만에 갑작스러운 얼굴 마비 증상을 겪고 신경 질환 진단을 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글렌로시스에 거주하는 30세 카리나 화이트 씨는 지난 8월 8일 딸 매켄지를 출산했다. 이후 열흘이 지난 시점, 차를 마시던 중 입술 주변에 이상한 저림 현상을 느꼈다. 그는 초기에는 단순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얼굴 왼쪽이 급격히 처지자 뇌졸중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병원으로 이송되어 검사를 받은 결과, 화이트 씨는 ‘벨마비(Bell’s palsy)’로 진단되었다. 벨마비는 제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의 부종이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면신경마비 질환이다. 이 질환은 대개 얼굴 한쪽의 근육이 일시적으로 움직이지 않거나 약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의료진은 그녀에게 5일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처방하며 빠른 회복을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화이트 씨는 입술을 제대로 오므리지 못해 물을 흘리며 마셔야 하고, 밤에는 왼쪽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수면 시 테이프로 눈꺼풀을 붙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이트 씨는 "출산 직후 몸 회복과 호르몬 변화만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얼굴의 절반이 마비되어 정신적으로 무너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모유 수유 중 차를 마시다 입이 저려오기 시작했고,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얼굴이 처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면 마비 중 가장 흔한 '벨마비'의 특징
벨마비는 전 세계적으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안면 마비 신경 질환으로 보고된다.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약 15~30명에게서 발병하며, 국내에서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또는 일반적으로 ‘구안와사’로도 불린다.
이 질환은 주로 얼굴 한쪽 근육의 움직임이 갑자기 약해지거나 완전히 마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입이 한쪽으로 처지거나 눈을 완벽하게 감지 못하는 증상이 가장 흔하다.
질병의 정확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순포진바이러스(HSV-1),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ZV),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 등이 안면신경에 염증을 유발하여 신경이 부어오르고 일시적인 신호 전달 차단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출산,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 당뇨병, 감기 등이 발병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미국 국립신경질환연구소(NINDS)의 자료에 의하면, 벨마비는 대개 급성으로 발생한다. 증상은 수시간에서 하루 사이에 걸쳐 빠르게 진행된다. 발병 초기에는 미각 변화, 귀 뒤쪽 통증, 눈물 분비 이상 등이 동반되다가 이어서 얼굴 한쪽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회복을 돕는 방법으로는 물리치료와 안면 근육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눈을 감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인공눈물과 눈 패치 등을 이용해 각막을 보호하는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