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이탈리아 오픈 소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업 아두이노를 인수한다고 9일 밝혔다.
아두이노는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로보틱스 연구실에서 시제품 제작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저렴한 회로 기판 및 컴퓨터 관련 업체다. 퀄컴은 인수 가격 등 구체적인 거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아두이노가 독립 자회사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퀄컴의 이번 인수는 로보틱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삼성전자 갤럭시 등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핵심 칩 주요 공급업체이지만, 그동안 커넥티드 차량과 무선 이어폰, 노트북 컴퓨터 및 산업용 기계와 같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아두이노는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운 오픈소스 하드웨어(회로 기판)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전 세계 학생과 취미 활동가, 스타트업, 전문 엔지니어들이 로봇이나 전자기기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다.
로봇 공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나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아두이노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퀄컴은 이들이 학생 시절부터 자사 기술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나중에 상용 제품을 개발할 때 자연스럽게 자사의 고성능 칩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두이노는 퀄컴 계열사로 편입되지만 독립적인 브랜드, 툴 및 사명을 유지하며 기존대로 다양한 반도체 공급 업체가 제공하는 광범위한 마이크로컨트롤러 및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지원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3300만명 이상의 아두이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퀄컴의 기술 스택과 글로벌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가, 사업체, 기술 전문가, 학생, 교육자 및 일반 사용자들은 퀄컴의 첨단 기술과 광범위한 파트너 생태계를 통해 새로운 솔루션의 프로토타입을 신속하게 제작하고 테스트할 수 있으며 상용화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아두이노는 처음으로 퀄컴 칩을 탑재한 회로 기판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기판은 '드래곤윙 QRB2210'이라는 퀄컴 프로세서가 장착된다.
나쿨 두갈 퀄컴 오토모티브, 산업 및 임베디드 IoT 부문 본부장은 “파운드리아이오, 엣지 임펄스에 이어 아두이노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를 위한 첨단 AI 및 컴퓨팅 제품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퀄컴의 비전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아두이노는 역동적인 글로벌 개발자 및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퀄컴은 아두이노의 오픈소스 정신과 퀄컴의 선도적인 제품 및 기술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수백만명의 개발자들이 지능형 솔루션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퀄컴 생태계의 규모를 활용해 글로벌 상용화의 길까지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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