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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르헨 환율방어 전격 개입...트럼프의 ‘밀레이 구하기’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0 09:07

수정 2025.10.10 09:0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기자】미국 재무부가 아르헨티나의 급격한 환율 불안에 대응해 페소화를 직접 매입하며 통화시장에 개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의 핵심 우방으로 떠오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빠르게 소진함에 따라 미 재무부가 직접 페소화를 매입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비상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1996년 이후 네 번째다.

이번 조치는 밀레이 정부가 10월 2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신뢰 위기를 겪는 가운데 이뤄졌다.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며 "미국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틀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밀레이의 자유시장 개혁은 시스템적 중요성을 지닌다"며 지지를 공식화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발표 직후 0.6% 상승하며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표시 국채 가격도 오르며 10년물 수익률이 11.47%로 하락,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미국의 변함없는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고 X(옛 트위터)에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정 환율 밴드를 유지하고 있으나, 현지 전문가들은 최근 일주일간 18억달러를 매도하며 보유 외환을 거의 소진했다고 분석한다.
중앙은행이 IMF 구제금융으로 확보한 130억달러가량만 남은 상태다.

국제 투자자들은 미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아르헨티나가 이번 달 선거 전까지 외환보유액을 대부분 잃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환율 밴드는 여전히 목적에 부합하며 재정 규율에 기반한 아르헨티나의 정책은 건전하다"고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