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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아니라 범죄"..신부 들러리 묶고 낯선 남자와 강제 키스시켜 '논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0 10:34

수정 2025.10.10 13:13

중국 결혼식 풍슴 '훈나오'가 지나친 장난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SCMP 갈무리
중국 결혼식 풍슴 '훈나오'가 지나친 장난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SCMP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두 명의 신부 들러리를 오토바이에 묶어 모르는 남성과 강제로 키스 시키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북서부 산시성에서 남성 여러명이 길가에서 두 여성을 오토바이에 묶어놓은 뒤, 한 남성이 이들의 머리를 붙잡고 다른 남성들과 강제로 키스시키는 영상이 퍼졌다.

정장을 차려입은 신부 들러리들은 공포에 질린 듯 괴로워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구경꾼들은 이 장면을 촬영하며 웃고 환호하는 모습이다.

일부는 신부 들러리들의 머리를 붙잡아 키스를 피하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영상을 촬영한 A씨는 "이러한 행위가 몇 분 동안 이어졌으며, 신랑 들러리로 보이는 두 남자는 피해 여성들과 처음 만난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은 슬픈 표정을 지었고 거의 눈물을 흘릴뻔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다"라고 꼬집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명백한 성추행" "장난이 아니라 범죄" "역겹다" "옆에서 웃고 있는 방관자들도 공범이다" 등 비판 했다.

훈나오(hun nao)라고 알려진 결혼식 장난은 중국 시골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전통에 따르면 소음과 웃음은 악령을 물리치고 부부의 긴장을 풀어준다고 한다. 이러한 장난을 참아내는 것이 그 남자가 훌륭한 남편임을 증명한다는 말도 있다.

과거에는 가벼운 방식으로 진행 돼 결혼식에 재미를 더하고 하객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성 착취적인 행위로 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까지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남서부의 한 신랑은 대나무 막대기로 얻어 맞다가 도망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다.
또 3명의 남성이 신랑을 묶어 영구 장애를 입힌 사건도 일어났다.

이에 중국 일부 지방정부는 훈나오를 '저속한 결혼식 풍습'으로 규정하고 제재에 나섰다.
산둥성 쩌우핑시는 2021년 공문을 통해 "신랑·신부나 들러리를 괴롭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한다"며, 위반 시 공안당국이 형사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