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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역대 최대 당 창건 80주년 심야 열병식.. "신형 核 무력 과시 주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1 01:16

수정 2025.10.11 02:36

극초음속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공개로 核강국 위상 과시
10일 밤 평양서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화성-20형' 등장 관심
중·러 2인자 참석…한 달 만에 북·중·러 밀착 재현 연대 과시
지난 2023년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석한 가운데 정권수립(9ㆍ9절)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지난 2023년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석한 가운데 정권수립(9ㆍ9절)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인 10일 밤 심야에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시작해 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 매체는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관련 보도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선 사례를 비추어 이번 열병식의 구체적인 장면은 1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이번 열병식은 10일 우천이 예고되면서 하루 전인 9일 밤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비가 내려 열병식은 기념식 당일 밤에서야 시작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날 역시 비가 조금 내린 탓에 북한이 과시하고자 했던 항공 전력의 등장은 일부 차질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부터 최근 7번의 열병식을 모두 야간이나 심야 시간대에 개최했다. 야간 열병식은 화려한 조명효과로 과시하고 싶은 최첨단 무기는 부각시키고 단점은 감추는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은, 이른바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진 정주년인 만큼, 올해 열병식은 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동원된 수만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은 특히 화성-19형을 개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형 격인 신형 다탄두 화성-20형을 등장시켜 핵무력을 공개 과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북한은 지난 4일 평양에서 개최한 무기 전시회인 '국방발전-2025'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개량한 '화성-11마'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종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을 공개해 이 무기들도 열병식에 등장시켜 ‘핵강국’ 위상을 과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의원실이 분석·공개한 ‘북한 국방발전-2025 신형무기 공개자료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3000t급 전술핵공격잠수함과 건조 중인 핵 추진 잠수함 탑재를 위해 개발 중인 다양한 종류의 전략 SLBM을 열병식에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개된 신형 전략 SLBM은 2종으로 하나는 ‘북극성-5’보다 크고 탄두부가 뭉툭한 신형 ‘북극성-XA’로 기존보다 탄두부의 탑재량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보다 직경이 공개된 작은 다른 신형 ‘미니 SL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해상 개량형으로 직경이 작은 수직발사관 탑재형으로 추정된다. 극초음속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마’ 등 신무기도 대거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을 위해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방북했다.

이들은 열병식 연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서서 지난달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이어 다시 한번 북중러 3자 연대를 과시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도 북한을 찾았다. 베트남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의 북한 방문은 2007년 농 득 마인 당시 공산당 서기장 방북 이후 18년 만이다. 라오스 시술릿 주석이 북한을 찾은 것 또한 지난 2011년 9월 외무상 신분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들도 연단 한쪽에 자리잡고 열병식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의 딸 주애의 등장 여부도 관심사다. 주애는 지난달 초 김 총비서의 중국 방문 때 동행하며 후계자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한 달간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당 창건일 전날인 지난 9일엔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불꽃놀이, 집단체조 및 예술공연으로 구성된 경축행사를 진행했다.
평양 능라도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최대수용인원 11만4000여 명으로, 수용인원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경기장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저녁 평양에 위치한 '5월1일경기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조선로동당 만세'가 성대히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지난 9일 저녁 평양에 위치한 '5월1일경기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조선로동당 만세'가 성대히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지난 2023년 9월 9일 북한의 공화국 창건 75돌(9·9절) 경축 민방위 무력 열병식 장면. 노동신문 캡처
지난 2023년 9월 9일 북한의 공화국 창건 75돌(9·9절) 경축 민방위 무력 열병식 장면. 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