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 특검팀, 출석 불발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은 오는 13일 윤 전 대통령 측에 출석요구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통상 피의자가 출석할 수 있도록 며칠의 기간을 두어 조사 일정을 통보하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주(오는 13~19일) 후반에 소환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사건을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에 윤 전 대통령이 외압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박정훈 대령이 이끌던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한 조사 기록을 경찰로 이첩하려 했다. 그런데 돌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이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가 나온 배경에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이런 일로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크게 화를 낸 것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른바 'VIP 격노설'이다.
채상병 특검팀이 지난 7월 2일 출범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한다고 예고했다.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을 조사하면서 의혹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다져왔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포토라인에 설지는 불투명하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과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의 소환 요구를 거절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작전 사건을 둘렀나 외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에게 출석을 두 차례 요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에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지난 12일 오후 등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진행된 언론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특검팀의 다음 처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형사소송법의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하고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치의 선택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출석을 거부하는 것 역시 진술 거부권 행사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출석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실질적으로 취할 수단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팀 역시 윤 전 대통령을 조만간 조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준 혐의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 대해 구속 기소를 한 상태다.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닌 만큼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으므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개입 등을 별도로 규명해야 한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가 김 여사에게 1억원 상당의 그림을 제공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해 국회의원 공천이나 공직 임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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