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 국제범죄 조직이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한국인을 납치·감금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신매매 의혹도 나왔다. 정부는 20대 대학생이 현지에서 끔찍하게 고문·살해당하자 캄보디아 여행을 취소·연기해 달라고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13일 경북경찰청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박모 씨(22)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22일 만인 8월 8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이날 박씨와 함께 감금돼 있다가 구조된 A씨는 박찬대 의원실에 “박씨가 너무 많이 맞아서 치료했는데도 걷지 못하고 숨을 못 쉬는 정도였다”며 “보코산 근처 병원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범죄 조직원들의 고문과 폭행에 “박씨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온몸이 목에서부터 종아리까지 전부 다 피멍이 들어 온몸이 그냥 보라색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에 대한 살인 및 사기 혐의로 30~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숨진 박씨를 포드 픽업 트럭에 태운 채 운전하다가 현지 경찰의 검문에 체포됐다.
그런가 하면 제주동부경찰서도 올해 6월 초순께 월 1000만원 이상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는 모집책 소개로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탔다가 한 달간 불법 감금·폭행을 당한 뒤 한국 교민의 도움으로 탈출한 20대 청년 사건을 수사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여행을 갔던 전주의 직장인 이모씨(42)가 연락이 끊긴 뒤 현지 병원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되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씨 역시 납치 범죄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범죄는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현지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년 1건, 2023년 17건에서 지난해 220건으로 크게 늘었다. 또 올해 8월까지만 330건으로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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