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닛케이 4만4500선까지 밀릴 수도
엔환율은 달러당 155엔까지 하락 전망
엔환율은 달러당 155엔까지 하락 전망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지난주 자민당과 공명당의 26년간 연립정권이 무너지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재점화되면서 이번주 일본 증시와 엔화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만4500대까지,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주 닛케이지수는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공명당이 자민당과의 연립정권 이탈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출범할 내 정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지난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와 회담을 가진 뒤 "자민당과는 더는 같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히자 선물 시장이 크게 반응했다.
아셋매니지먼트원의 시미즈 타케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주까지 시장은 ‘다카이치 정권’ 출범을 전제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돌아올 수 없는 길에 들어선 만큼 새로운 연립 구도나 야당 간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마찰 재점화 우려가 시장의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지난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9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1%, 나스닥은 3.56% 각각 급락했다.
그러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돌연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했다. 그는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시마미네 요시키요 선임 연구원은 이에 대해 “올 봄 이후의 주가 상승을 지탱해온 미·중 관계 개선과 FRB(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무너질 수 있다”며 “시장에 낙관론이 퍼져 있었던 만큼 그동안 간과되었던 정치·고용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카산증권의 마쓰모토 후미오 수석 전략가 역시 “희토류 조달이 불안정해지면 자동차 생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소재 관련주,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 은행주 등이 특히 매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엔화 환율은 지난 10일 한 때 달러당 153엔대 초반으로 약 8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으로 달러당 155엔대까지 엔저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조라은행의 모로가 아키라 수석 전략가는 “미 정부 폐쇄 여파로 달러를 움직일 만한 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 정치 불안이 오히려 엔화 매도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SBIFX트레이드의 사이토 유지 고문은 “차기 정권 구도가 불투명해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약해져 투기적 엔 매도가 쉬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엔화 급락 이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스탠스 변화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채 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취임 이후 국내 정치 혼란과 재정 확대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채권 매도세가 급증했다.
특히 만기 10년 이상인 초장기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며 10년물 국채 금리가 1.7%까지 상승, 약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자산운용의 이나도메 가쓰토시 수석 전략가는 “1.7%라는 심리적 경계선을 넘어선 만큼,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이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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