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100% 부과 등으로 중국을 밀어붙였지만 12일(현지시간)에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반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중국과 연락을 했지만 그들이 대화를 미뤘다며 비판하며 중국의 '권력 장악 시도(power grab)'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기를 원한다"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었다. 그는 이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지난 10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다음 달부터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양국은 지난 4월 서로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을 벌였고 이후 고위급 협상으로 잠시 소강 국면을 맞았지만, 최근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우리가 중국과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면서도 "어떻게 될지 보자"고 말했다.
그리어 USTR 대표 역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트럼프) 시 주석과 좋은 개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측 간 대화 채널은 열려 있다"며 "우리는 다시 일주일 전의 안정된 상황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그 시기에 아시아에 있을 예정이며 시 주석도 현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양측이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대통령은 언제나 그렇듯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리어 대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사전에 통보 받지 못했다"며 "사안을 인지하자마자 곧바로 중국 측에 전화 회담을 요청했지만 그들이 이를 미뤘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날 성명을 통해 대화 채널을 통해 관련 국가에 희토류 수출 통제를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과 전 세계의 기술 수출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중국도 이번 사태에서 과도하게 행동했다는 점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월 중국과 협상을 통해 희토류 수출 재개와 관세 인하를 합의했지만 이번에 중국이 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중국산 제품에 100% 넘는 관세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상황을 되돌릴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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