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수도권 직매립 금지 앞두고...천일에너지 "순환경제 선도"[C리즈]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15:30

수정 2025.10.13 18:50

박상원 대표 “폐기물은 없애는 게 아니라 되살리는 자원”
전국 15개 공장, 7개 허브로 원스톱 처리 체계 구축
AI 플랫폼 ‘지구하다’로 처리 전 과정 실시간 관리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 천일에너지 제공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 천일에너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우리가 버린 건 다른 형태로 세상에 돌아옵니다."

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사진)는 13일 "폐기물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되살려야 할 자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에너지라는 믿음 아래, 버려진 자원을 사회로 되돌리는 순환의 질서를 설계하는 일이 곧 국가 인프라 효율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일에너지는 국내 유일하게 △배출 △운반 △집하 △중간·최종처리 △재자원화까지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폐기물 원스톱 솔루션' 기업이다. 수도권과 지방에 걸쳐 팩토리 15곳, 허브 7곳, 수집운반센터 6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91억원, 임직원 429명 규모다. 하루 1500t·연 50만t의 폐목재를 처리해 국내 최대 바이오 고형연료(Bio-SRF) 생산시설로 꼽힌다.

2026년 수도권 직매립 전면 금지를 앞두고 폐기물 산업은 '매립 중심'에서 '순환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시장은 싸게 처리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투명하게 증명하느냐로 나뉠 것"이라며 "천일에너지는 이미 그 구조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폐기물 흐름을 실시간 추적·관리하는 플랫폼 '지구하다'다. 그는 "환경공단 규격 위성항법시스템(GPS) 단말기 150여대와 인공지능(AI) 영상 판별 기술,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자인계서 시스템을 통해 모든 과정이 기록된다"며 "지자체는 별도 보고 없이 현황을 확인하고, 기업은 처리비와 행정비용을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폐기물은 '도시형 광산'이라 불린다. 천일에너지가 폐목재를 파쇄·건조해 생산한 Bio-SRF의 경우 산업단지 보일러와 제조공장 스팀 열원으로 공급된다. 벙커C유 대비 40% 이상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 폐합성수지는 시멘트 소성로 열원으로, 커피박은 바이오차 및 순환자원으로 재자원화해 탄소배출권 사업 등록도 추진 중이다.

공공 부문에서도 순환경제를 확산 중이다. 전국 60여개 지자체와 협력해 대형생활폐기물 및 공사장 폐기물 선별·재활용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의 경우 협업 후 재활용률이 2023년 41.0%에서 2024년 75.3%로 상승했고, 처리예산은 연 2억2000만원 지출 구조에서 연 1058만원 순수입 구조로 전환됐다.

또한 팩토리·허브 등을 인수합병(M&A)하며 전국 단위 순환망도 구축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더 빠르고 일관된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운영 완성도와 신뢰의 깊이가 성장 기준”이라고 말했다.

천일에너지는 '사람'을 경쟁력의 근간으로 본다.
박 대표는 "결국 기업은 고용 창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며 "현장 근로자들의 자부심과 안정된 일터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표준 안전관리 시스템과 근로자 교육, 근무환경 개선 프로그램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 중이다.


그는 "폐기물 산업이 단순 처리업이 아닌, 국가 기반 인프라 사업으로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자원이 순환하고 그 과정을 기술로 증명해 모든 것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