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배터리 없이 피부 접촉만으로 욕창 진단 기술 개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11:01

수정 2025.10.13 11:01

‘무선 센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KERI) 최명우 박사, 창원대 오용석 교수, 화학연 조동휘 박사와 이선우 학생(석박사 통합 과정), 창원대 김상원 학생(석사 과정)(왼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KERI 제공
‘무선 센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KERI) 최명우 박사, 창원대 오용석 교수, 화학연 조동휘 박사와 이선우 학생(석박사 통합 과정), 창원대 김상원 학생(석사 과정)(왼쪽 위부터 반시계 방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KERI 제공

[파이낸셜뉴스] 피부 접촉만으로 생체 정보를 감지해 욕창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령자나 장애인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욕창을 조기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최명우 박사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 박사 연구팀, 국립창원대학교 오용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나노소재 기반의 ‘무선 센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국제 저명 학술지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우수한 향균·살균 효과를 지닌 ‘황화구리(CuS)’라는 나노물질을 이용해 배설물에서 방출되는 암모니아를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것을 넘어, 피부 감염 예방, 위생 환경 개선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황화구리의 표면을 3차원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 인간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저농도 소량의 배설물에서 뿜어내는 암모니아까지 빠르게 탐지할 수 있도록 효율을 극대화했다.



기존 고가의 센서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연구팀은 상용 ‘구리 폼(Cu foam)’을 단순히 황(S) 용액에 담그는 간단한 방식만으로 황화구리를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고, 센서 소재 단가를 기존 대비 17배 이상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또 근거리 스마트폰이나 리더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센서가 작동하는 무선전력전송 방식도 적용됐다. 무선으로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 각 센서의 물리적/전기적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압력·가스 변화에 따른 상호간 신호 간섭을 최소화했고, 회로 설계와 무선 통신 알고리즘을 독자 개발해 선명하고 안정적인 신호 측정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용량이 제한적인 배터리나 긴 전선 없이 센서를 피부에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관리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욕창 상태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는 환자의 피부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 압력만을 측정하는 단일 센서가 주를 이뤘으며, 무엇보다 소용량 배터리나 전선에 의한 전원 공급으로, 실제 병원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표지논문(Back Cover)으로 게재됐다.


KERI 최명우 박사는 “상온에서 외부 에너지원 없이도 생체에서 나오는 가스 중 암모니아만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고효율 소재를 개발했으며, 이를 무선 센서 플랫폼에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밝히며 “학·연·병이 함께한 대표적인 성공 협력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