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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중 '희토류’ 충돌, 냉정한 태도로 리스크 대응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3 20:22

수정 2025.10.13 20:22

무역협상 주도권 놓고 대결 격화
환율 급변 주시하고 APEC 활용을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협상 기조가 롤러코스터처럼 급변하는 양상이다. 희토류 수출통제라는 '칼'을 빼들었던 중국과 100% 대중국 관세라는 '창'을 준비했던 미국이 충돌하다가 하루 만에 대화의 여지를 남기며 화해의 가능성을 열었다.

중국 상무부는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시진핑 주석을 존경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리튬 배터리와 인조다이아몬드까지 수출통제 지렛대로 삼던 중국의 강경 노선도 완화되는 모양새다. 우리로서는 혼란스러운 양국 기류를 일단 주시할 수밖에 없지만, 한미 관세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처지에 더욱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미중 간 협상 기류에 일희일비해선 안 될 것이다. 실용주의라는 기본노선을 지키는 한편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조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미 여러 차례 미중은 관세 충돌과 화해를 반복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 미중 관세협상 역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국 전술의 한 행태로 본다. 다만 우리는 전에도 당한 적이 있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응해 공급망을 확대하는 등 경제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반발이 고조될 수 있다는 아킬레스건에 묶여 있다. 중국 역시 내수침체와 국제적 고립이라는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양국 모두 압박과 화해 사이를 오가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협상전략을 반복할 것이다.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주도권 다툼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면에서 우리는 한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되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반복되는 미중 충돌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말고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미중 관계에 빨간불이 켜질 때마다 리스크에 노출되는 취약한 구조다. 미중 관세협상이 악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물가에 직격탄을 날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외국인 자금 이탈로도 번질 수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근본)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당연히 국민과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 환율, 물가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번 APEC은 미중 충돌 등 어지러운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외교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의 장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로서는 어려운 처지를 양국 화해와 협상을 중재하는 플레이어 역할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APEC에는 미국 외에 여러 회원국 리더들이 참석하는 만큼 미중 충돌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건설적인 목소리도 나올 것이다. 우리는 APEC 회의 개최국으로서 입지를 최대한 활용해 대외 협상력을 배가할 수 있는 외교적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대외 변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중 갈등에 흔들리지 말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앞으로도 반복될 대외적 위험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