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첨단산업은 기술혁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이면서 동시에 산업안전의 새로운 위험을 폭발적으로 증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위험은 더 정교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이온전지 화재 사고가 있었다.
대다수 산업재해는 단순한 설비 결함보다 관리와 운용 부실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첨단산업으로 갈수록 더욱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잠복한다는 점이다. 초고압·초미세 공정, 생물학적 실험 환경 등은 현장 인력의 사소한 부주의조차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위험을 예측·진단·차단할 수 있는 전문인재를 길러내는 직업교육이야말로 가장 근본적 해법이자 전략적 투자다. 특히 방폭 안전, 위험물 취급, 첨단 공정의 안전을 아우르는 실습교육은 기술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다. AI 첨단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산업안전·방폭 교육을 결합해 현장 중심의 실질적 역량을 키우고, 이차전지·반도체·바이오 등 산업 전 주기에 필요한 안전교육 시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또 산업 맞춤형 직업교육을 통해 현장의 위험을 예측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공공직업교육의 우선적 책무다. 이는 AI 첨단산업 시대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기술은 한순간의 사고로 AI 첨단산업 발전을 통해 이룬 모든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 첨단산업을 움직이는 기술·안전·직업교육은 세 개의 톱니바퀴와 같다. 한 개의 톱니라도 헛돌면 산업혁신의 수레바퀴는 멈춘다. 한국폴리텍대학이 선도하는 직업교육은 그 톱니를 정밀하게 맞물리게 하여,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지키는 최후의 방파제가 될 것이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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