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韓관광 필수품" 한류 업은 ‘바나나맛 우유’ 연매출 3천억 눈앞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4 18:44

수정 2025.10.14 18:43

추석연휴 편의점 단일 판매 1위
中 단체관광객 늘며 판매 급증
빙그레 매출 20% 차지 효자상품
2027년 누적 100억개 돌파할듯
편의점 CU 명동역점 바나나맛 우유 매대를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편의점 CU 명동역점 바나나맛 우유 매대를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이 겹치면서 추석 황금연휴 동안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가 최대 수혜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한류 영향과 지리적 수출 환경 등으로 중국에서 이미 인기 음료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 사상 첫 매출 3000억원 돌파가 유력해 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황금연휴였던 이달 1~12일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단일 품목이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였다. CU 관계자는 "중국인이 많이 결제하는 알리페이, 위챗, 유니온 페이를 분석한 결과 이번 국경절 연휴 중국인 추정 매출은 전년 대비 99.1% 늘었다"며 "연휴 기간 전체 점포 매출이 대략 10%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중국인 매출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S25도 같은 기간 외국인 결제 수단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79.6%, 지난달과 비교해 105.6% 늘어났다.

특히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4~9일,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인사동, 종로 등에 위치한 점포 4곳은 전체 매출이 전주 대비 30% 늘었다.

GS25 관계자는 "'뉴안녕인사동점'의 경우 평상시 외국인 고객 비중이 25%였는데 이번 연휴기간에는 60%에 육박했다"며 "대표적인 매출 상위 품목이 바나나맛 우유"라고 전했다.

빙그레에 따르면 바나나맛 우유는 빙그레가 판매 중인 제품 가운데 압도적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빙그레는 아이스크림(25개), 우우·치즈(18개), 발효유(19개), 커피(7개), 주스(4개), 음료(7개), 스낵(7개), 건강제품(4개) 등 91개의 제품 라인업을 보유 중인데 바나나맛 우유의 매출 비중이 20%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빙그레의 전체 매출액이 1조4360억원인 걸 감안하면 바나나맛 우유 매출은 29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올해는 무난하게 사상 첫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974년 출시해 올해 51년째를 맞은 바나나맛 우유는 27개국 중 중국 매출 비중이 30%를 넘기며 단연 1위다. 현재 같은 추세라면 2027년에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바나나맛 우유 소비가 높은 건 유리한 물류 환경과 세대를 잇는 한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단지형 바나나맛 우유는 유통기한이 2주 정도라 다른 수출국의 경우 멸균팩(테트라팩) 형태로 수출된다"며 "유일하게 중국만 페리(3일 소요)로 바나나맛 우유를 직접 수출하는데 동부 지역인 상하이, 청도,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한국과 동일한 바나나맛 우유를 만나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웨이보,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바나나맛 우유 관련 수많은 게시물과 영상을 볼 수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옥탑방 왕세자', '쩐의 전쟁'과 같은 K드라마는 물론, 올초 개봉한 영화 '승부'에서도 등장해 해외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스파이더맨을 연기한 배우 톰 홀랜드는 2019년 영화 홍보차 내한해 바나나맛 우유를 두 손에 쥐고 원샷하며 '너무 맛있다'고 극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드라마에 등장했던 바나나맛 우유를 보고 자란 중국의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바나나맛 우유를 사주고, 추억을 공유하며 대를 이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