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보금자리론 너무 잘 팔려도… 가계부채 관리 딜레마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4 18:56

수정 2025.10.14 18:55

올해 7~8월 두달 간 3조3863억
지난해 같은기간의 5.6배 '불티'
가계빚 경계하는 정책 기조 탓에
주금공, 공급 늘리기 부담스러워
보금자리론 너무 잘 팔려도… 가계부채 관리 딜레마
정책 주택담보대출 '보금자리론'이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 하반기 들어 월별 최고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만 상품 제공처인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가계부채 증가를 경계하는 정부 정책기조에 맞춰야 하는 만큼 무작정 공급 확대에 나서진 못하는 형편이다.

14일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8월 보금자리론 판매 규모는 각각 1조6956억원, 1조6097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 판매가 종료된 다음 일부 조건을 조정하고, 지난해 1월 다시 등판했는데 이후 최고 수준이다.

7~8월 두 달 간의 합산 판매액은 3조3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55억원)의 약 5.6배에 이른다.

보금자리론은 주금공이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부부,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금리는 만기별(10~50년)로 다르다. 지난 2월부터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 연 3.65~3.95%에 형성돼 있다.

이 같은 판매 실적 증가는 6·27 대책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한도가 종전보다 각각 최대 1억원, 6000만원 감소한 디딤돌·버팀목 대출과 달리, 보금자리론의 대출한도는 그대로 3조6000억원이다. 정책대출이어서 3단계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도 빠져 있다.

이에 올해 정책 목표치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금융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주금공은 당초 목표금액을 23조원으로 잡았으나 정부가 정책 모기지 목표를 일괄 25% 감축하면서 수치가 17조25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향후 금리인하시 수요는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마냥 여유롭진 않다. 지속적인 증가세지만 올해 1~8월 합산 판매액은 11조3368억원으로 목표치의 약 65.7% 수준에 그친다. 남은 기간 35%가량을 채워야 한다. 주금공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창구를 뚫고, 신청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상품 요건완화 등 공급 확대에 전력을 다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치 넘어서는 등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주금공은 일단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후로는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주금공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축소된 목표 내에서 공급할 예정"이라면서도 "(목표치를 넘긴다고 해서) 공급 중단 등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