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에르 올리비에 구랭샤스는 14일(현지시간) "AI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 매우 큰 규모의 투자 급증이 미국 경제의 활력을 유지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 여건이 완화되고 소비자들의 자산 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는 상당 부분 AI 투자와 기술 혁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브로드컴, 오라클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구랭샤스는 "아직 닷컴 버블 때처럼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미 절반 이상 그 단계에 근접했다"며 "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부유하다고 느끼지만 실제 생산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는 미래에 대한 약속일 뿐이며 수요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2024년) 2.8%보다 다소 둔화된 수준이지만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026년 성장률도 2.1%로 예상돼 7월 전망치보다 소폭 상향됐다. IMF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성장률을 1.8%로 예측했으나 AI 관련 투자의 급증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며 7월 전망 대비 0.2%p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 우려가 완화됐음을 시사한다. 세계 경제는 2024년 3.3%에서 소폭 둔화되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2026년 세계 성장률은 3.1%로 전망됐다.
IMF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기술 투자 확대가 글로벌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 성장률을 1.8%로 제시하는 등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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