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한 범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AMD가 엔비디아의 아성을 조금씩 허물고 있다.
AMD는 14일(현지시간) 오라클에 AI 반도체를 대량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MD는 지난 6일 오픈AI에 지분 10% 인수권을 주는 대신 수년 동안 대규모로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1주일여 만에 오라클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는 AMD가 내년에 공개할 차세대 AI 그래픽반도체(GPU)인 인스팅트 MI450을 최초로 활용하는 업체가 되기로 했다.
OCI는 이 반도체로 AI ‘슈퍼클러스트’를 만들 계획이다.
양사는 내년 3분기 반도체 5만개를 배포하는 것을 시작으로 협력을 지속해 2027년 이후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OCI 부사장 마헤시 티아가라잔은 “우리 고객들이 세계에서 가장 야심 찬 AI 애플리케이션들 가운데 일부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활기차고, 규모가 크며, 성능이 높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CI는 지난해부터 AMD의 인스팅트 GPU를 사용해왔다.
AMD에 따르면 오라클에 내년부터 공급할 MI450은 AI 훈련을 위해 지금보다 더 확장된 메모리 대역폭을 갖추게 된다. 또 더 복잡한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MI450은 AMD가 6일 오픈AI와 합의한 장기 협력에도 등장하는 핵심 반도체다. AMD는 내년 하반기에 MI450 반도체로 구성된 서버를 오픈AI에 공급할 계획이다. 용량은 1기가와트(GW)부터 시작해 이후 6GW로 확대된다.
AMD가 오픈AI에 이어 오라클과도 대규모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AMD의 차세대 AI 서버가 엔비디아 서버에 버금가는 성능을 낼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최고 성능을 내는 AI 서버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GB200 NVL72 랙 스케일 서버다. 72개 GPU로 구성된 이 서버는 세미어낼리시스의 추론 성능 시험에서 AMD의 비 랙 스케일 서버를 성능과 효율성 양 측면에서 압도했다.
그러나 오픈AI와 오라클이 AMD가 내년에 내놓을 랙 스케일 서버가 엔비디아 서버와 경쟁할만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범용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AMD가 강력히 추격하고 있고, 그 뒤를 인텔이 따르고 있다.
엔비디아는 아울러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반도체와도 경쟁하는 처지다. 브로드컴은 지난달 5일 오픈AI의 맞춤형 AI 반도체(ASIC) 생산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달 13일에는 이를 구체화해 10GW 규모의 맞춤형 AI 가속기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배포하기로 합의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