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의회,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 탄핵 의결
군 엘리트 조직, 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정부 기관 해산
탄핵된 라조엘리나 행방은 오리무중
군 엘리트 조직, 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정부 기관 해산
탄핵된 라조엘리나 행방은 오리무중
[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동안 젊은 세대의 반정부 시위가 극에 달했던 동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군정이 들어섰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현지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의 의회 해산령을 거부하고 전체 163석 가운데 130표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현지 육군 행정·기술 장교로 구성된 엘리트 군조직 캡사트(CAPSAT) 부대의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탄핵 의결 직후 국영 라디오를 통해 의회를 제외한 모든 국가기관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최대 2년의 과도기 동안 의회, 정부, 사법부 연합체가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며 "이 기간 새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점진적으로 새로운 기관 설립을 위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학적 다양성과 세계 최대 바닐라 생산국으로 유명한 마다가스카르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에도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라조엘리나는 지난 2009년 반정부 시위와 캡사트의 도움으로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전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과도 정부 수반으로 취임했다. 그는 2013년 대선에 불출마했으나 2018년 대통령에 당선돼 복귀했고, 2023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일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청년을 중심으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라조엘리나는 지난달 29일 내각 전체를 해임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는 누그러지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전국적 시위로 격화했다. 지난 11일에는 안타나나리보 외곽 소아니에라나 지역의 캡사트 부대가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위대에 합류했다.
라조엘리나는 캡사트 부대에 이어 헌병대와 경찰도 잇따라 시위대 합류를 선언하자 13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으로 중계한 대국민 연설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헌법에 따라 위기를 해결하겠다며 사임을 거부했다. 그의 행방은 현재 알려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라조엘리나가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외국으로 도피했다고 보도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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