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캄보디아 스캠제국, 美·英이 때렸다…"21조원 비트코인 압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5 10:34

수정 2025.10.15 10:34

미·영 제재 동시 발표로 동남아 기반 초국가적 사기조직 '프린스 그룹' 압박 본격화
미 법무부 사상 최대 규모의 압류 사례, 한국인 피해자 포함된 인신매매형 스캠 실체
캄보디아 정부 묵인·부패 문제 재조명, 신종 자금세탁망 해체 신호탄
뉴시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갈취하고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고문한 불법 스캠(사기)센터 운영 조직을 제재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최근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캄보디아 인신매매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범죄가 국제적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제재 대상은 '프린스 그룹'과 천즈 회장이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이 그룹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카지노와 사기센터로 쓰이는 단지를 건설하고 대리인을 통해 운영에 개입했다.

천즈는 1987년 중국에서 태어나 막대한 부를 쌓은 뒤 캄보디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키프로스와 바누아투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 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기업 '진베이 그룹',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영국 정부는 또 프놈펜 외곽의 '골든 포천 리조트 월드'를 스캠 단지 배후 기업으로 지목했다.

천즈 일당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사업체를 두고 런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왔다.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1억파운드(약 1900억원) 규모의 사무용 건물과 1200만파운드(약 230억원) 상당의 저택, 17채의 아파트 등이다.

제재 조치로 관련 자산은 즉시 동결됐다. 천즈 등은 영국 금융체계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지의 스캠 센터가 허위 구인 광고로 외국인을 유인해 카지노 등 폐쇄된 공간에 감금하고, 고문과 협박으로 온라인 사기에 동원한다고 전했다.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은 "이런 끔찍한 스캠 조직은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짓밟고, 그 돈으로 런던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천즈 회장 및 관련 기업에 146건의 제재를 부과했다. 미 법무부는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천즈가 보유한 비트코인 12만7271개(약 150억달러·21조원 상당)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미국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압류 사례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과 함께 캄보디아의 금융 대기업 '후이원 그룹'도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후이원은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를 포함해 최소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의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은 후이원 그룹과의 모든 거래가 금지된다.

#스캠센터 #캄보디아 #자금세탁 #미국재무부 #영국정부 #비트코인압류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