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조직범죄와 연관 지어 입국 금지 규모 키워"
14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은 멕시코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집권당(국가재생운동) 소속을 포함해 적어도 50명의 정치인이 미국 입국 비자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미국 측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당사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도 "미국 당국이 마약 밀매 카르텔 또는 조직범죄 단체와의 연루 가능성을 이유로 멕시코 정치인들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미국 비자 취소 관련 문제를 제기한 건 마리나 델필라르 바하칼리포르니아주 주지사를 포함한 4명 정도다. 델필라르 주지사는 지난 5월 "알 수 없는 이유로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며 미국 측 조처에 대해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미국 대사들은 "이전 정부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외국 정치인들의 비자를 취소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로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정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토니 웨인 전 주멕시코 대사는 "트럼프 정부는 멕시코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멕시코 정치인에 대한 광범위한 입국 제재는 셰인바움 대통령 입장에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지나치게 비싼 정치적 비용'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미국 방문 중 '선동을 했다'는 이유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한 비자를 취소했다. 브라질에 대해선 '브라질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 관련 불만을 제기하며 해당 재판과 연관된 브라질 대법관 및 정부 고위 관료에 대해 입국 제한 조처를 내렸다.
또 코스타리카에선 198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트럼프에 대해 "로마 황제 같다"고 그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미국 비자 취소 처분을 받았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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