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사칭 업무다" "전에 어떤 일 하셨나"…누구나 쉽게 접촉 가능, 범죄에 노출
"정부가 대책 세워야" vs "풍선효과 우려, 철저한 수사가 최우선"
각종 범죄 악용 텔레그램…'고수익 알바' 연락해보니 3분내 답변"검사사칭 업무다" "전에 어떤 일 하셨나"…누구나 쉽게 접촉 가능, 범죄에 노출
"정부가 대책 세워야" vs "풍선효과 우려, 철저한 수사가 최우선"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의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범죄 사건을 계기로 메신저 앱 '텔레그램' 악용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각종 고수익 구인 게시글.
이 글에는 텔레그램 아이디를 통해 연락하라는 내용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해당 게시글은 대부분 '해외 텔레마케터를 모집한다'거나 '대포통장을 매입한다'는 등의 불법적인 일임을 추측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자가 실제 게시글에 적힌 텔레그램 아이디 중 세 곳에 "입사 지원을 하고 싶다"며 직접 연락하니 모두 3분 내로 답변이 왔다.
한 곳은 검찰 사칭 업무에 투입된다면서 전에 어떤 일을 했냐고 경력을 묻기도 했다.
다른 곳은 문의 내용을 기재해달라며 친절히 응하는 곳도 있었다.
누구나 게시글에 적힌 텔레그램 아이디를 통해 손쉽게 범죄조직과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고수익의 유혹에 빠져 캄보디아 등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에서 게시글을 보고 연락해 캄보디아로 갔다가 구조요청 뒤 국내로 귀국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2013년 출시된 메신저 앱으로 보안성이 뛰어나다 보니 각종 범죄조직이 꾸준히 악용해오고 있다.
텔레그램은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하며 메시지를 대화 상대방의 기기에서도 지우는 원격 삭제 기능도 제공한다.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면서 이에 대한 경찰 수사도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정작 이런 현상을 예방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땅찮은 상황이다.
텔레그램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요청에 따라 제공된 IP주소 등 개인정보 제공 횟수는 570건으로 직전 분기(372건)보다 53% 늘어난 수준이다.
해당 개인정보와 관련된 텔레그램 사용자는 모두 1천4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수년 전부터 범죄로 활용되어온 만큼 이제는 정부에서 개입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큰 틀에서는 기업들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이 막히게 된다면 결국 범죄자들은 또 다른 수단을 찾게 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런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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