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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초강력 부동산 대책 발표, 실수요자 피해 살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5 18:44

수정 2025.10.15 18:44

서울 전역, 경기 일부 등 '삼중 규제'
전세난 심화 등 부작용 초래 우려도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성동구와 광진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과 9·7공급대책에 이어 발표한 추가 대책은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2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금융규제까지 강화하는 내용이다. /사진=뉴시스화상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성동구와 광진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과 9·7공급대책에 이어 발표한 추가 대책은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2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금융규제까지 강화하는 내용이다. /사진=뉴시스화상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세 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3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삼중 규제'에 금융규제까지 더한 강력한 대책이다. 서울과 경기의 광범위한 지역을 규제한 것은 이른바 '풍선효과'까지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일단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어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게 시장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정부 대책이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력 대책이어서다.

이번에는 공급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았고, 규제를 강화해 수요를 억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대책으로 갭투자가 사실상 금지되고 취득세가 오르며 분양권 전매도 어려워진다. 양도세도 오르고 대출한도도 낮아진다. 이번 대책은 투기를 막는 효과는 볼 것이다. 다중 규제로 거래 자체가 어려워지니 거래량이 줄어들고, 매수자가 줄고, 매도자가 늘어 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고육지책이기는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된다. 가장 큰 걱정이 전세다. 지금도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어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데 이번 대책으로 전세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생애 처음으로 금융을 활용해 집을 분양받거나 매수하려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면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려는 사람들도 애로가 생긴다.

물론 집값이 떨어지면 현금을 모아 집을 사는 사람들은 이득을 볼 수는 있다.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현금부자들의 고가주택 매수는 차단하기 어려워 강남 등지의 상승 주도 지역의 집값은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서민들은 피해를 보고, 부자들이 이익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부동산 과열은 가격거품을 부르고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새 정부 들어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은 과열의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더 달아오르기 전에 사전 차단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때 등 과거의 경험으로 봐서도 규제 위주의 대책이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일시적 효과를 봐도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공급 확대책은 지난 대책에서 나오긴 했지만, 수요 억제책과 병행해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빠진 것은 아쉽다. 부동산 정책에서 근본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양도세를 중과한다고 해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는다. 양도세를 낮춰줘 매물을 늘려 결과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려면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 이번 대책에 조세 부분이 빠진 것은 아쉬운 점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함으로써 공급을 늘릴 수 있는데, 이번 대책으로 이에 대한 규제가 더 강해졌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어려워지면 아파트 공급이 감소해 시장 안정에 역행한다.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실패를 거듭하고도 또 규제가 강화됐다.

무엇보다 서울 외곽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클 것이다.
늘 소외지역이었고, 최근 상승장에서 오른 것도 없는데 한 묶음으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울 전체 지정보다는 기존 지역에서 선별적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했어야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을 봐 가며 앞으로 보완책을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