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엘리야병원 이희성 과장 "골절로 신경 손상 동반 요주의"
[파이낸셜뉴스] # 울산 북구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후반 여성 A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미뤄뒀던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해 집을 나섰다. 입구에서 비가 내리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지만 우산을 챙기러 가기 귀찮아 슬리퍼를 신은 채 두 손으로 종이박스를 머리에 받치고 분리수거장으로 뛰어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날 수 없었던 A씨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119를 통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고, 손목 골절로 응급수술 후 입원치료 중이다.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이희성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사진)은 16일 "노인층은 대부분 노화로 인해 골다공증 등 골밀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가벼운 넘어짐에도 손목 골절, 척추압박골절, 대퇴부 골절 등을 입을 수 있다"라며 "또한 골절 후 장기간 입원 치료 등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향후 후유증과 건강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릴 때는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낙상 사고 후 손, 엉덩이, 척추 등이 심하게 붓거나 아픈 경우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넘어졌으니 아픈 게 당연하다는 이유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신경 손상을 동반하거나 외관상 골절 부위가 변형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층의 경우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절과 뼈 그리고 근육 등이 약해져 힘이 떨어지고 균형 능력도 저하돼 쉽게 넘어질 수 있다. 순발력이나 민첩성도 떨어져 낙상으로 인해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빗길에 넘어졌다면 부딪힌 부위와 통증 정도, 출혈 등을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나 출혈이 없다면 안정을 취하고 멍든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도록 한다. 반면 움직이기 힘들고 힘을 주면 통증이 심해지는 등 골절이 의심된다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신속하게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넘어질 때 손을 먼저 짚게 된다. 이 경우 체중이 손목과 아래팔에 실리게 되면서 뼈가 쉽게 부러진다. 넘어진 사람들 중 대부분은 통증이 있어도 '조금 삐었겠지'하고 약국에서 파스나 진통소염제만 처방받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결국 며칠 동안 더욱 심해지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상처 부위가 크게 부어올라 뒤늦게 병원을 찾아 골절로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다가 골절 부위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진 직후 손목이 심하게 부어 오르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CT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절 치료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로 나뉜다.
골절 부위를 석고로 고정하는 깁스가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다. 만약 깁스를 할 수 없고 수술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골절 부위가 아물 때까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수술 치료에는 골절된 뼈를 바로잡은 후 금속물을 이용한 고정법과 인공관절을 이용한 치환술 등이 있다. 수술치료는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골절 상태와 나이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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