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 "대통령실 요청이라도 신중했어야…송구하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부적절하고 나쁜 일…필요하면 수사 의뢰하겠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부적절하고 나쁜 일…필요하면 수사 의뢰하겠다"
[파이낸셜뉴스] 이재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이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논란에 대해 국회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 본부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이른바 '종묘 차담회' 등 국가유산 사적 이용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질문을 받았다.
먼저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 9월 3일 김 여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가진 상황을 언급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호처가 국가문화유산을 짓밟아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당시 김 여사의 '차담회'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고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불거졌다.
민 의원은 "경호처에서 현장을 '우리가 통제하겠다'며 관리자에게는 초소에 들어가서 블라인드를 내리고 나오지 말라고 했다"면서 "당시 차량 출입기록도 빠져 있고 폐쇄회로(CC)TV 녹화도 중단했다.
같은 당 양문석 의원도 '종묘 차담회'와 관련한 책임이 없냐고 지적하자 이 본부장이 "송구하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은 이 본부장을 향해 "지난해 국감 때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끝까지 모르는 체했다. 단지 그들이 들어가서 차담회를 했다는 수준에서 계속 거짓말하고 위증하고 은폐했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종묘) 사용료 부과를 왜 안했냐', '당시 (사용) 견적이 얼마냐'는 지적에 한동안 답하지 못하다가 "망묘루만 했을 때는 15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또 차담회 당시 '조선 왕실의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신 영녕전 신실이 개방된 것에 대해 후손에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 김 여사와 외부인이 신실 내부까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신실 1곳을 열었으나,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민주당 조계원 의원도 이 본부장에게 "일반인은 오르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신성시하는 영녕전을 김 여사가 가는데 수행까지 했느냐"며 "종묘가 무슨 카페냐.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잇따른 지적에 이 본부장은 "대통령실의 요청이 있더라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 못한 점이 있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문화유산 보존 관리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종묘 차담회' 논란과 관련해 "(영녕전) 신실까지 개방했다는 건 가장 부적절하고 아주 나쁜 일"이라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특검과 관계없이 필요하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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