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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가 카페냐"…'김건희 종묘 차담회'에 국감장서 쏟아진 질타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6 15:33

수정 2025.10.16 15:18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 "대통령실 요청이라도 신중했어야…송구하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부적절하고 나쁜 일…필요하면 수사 의뢰하겠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이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논란에 대해 국회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 본부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이른바 '종묘 차담회' 등 국가유산 사적 이용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질문을 받았다.

먼저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 9월 3일 김 여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가진 상황을 언급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호처가 국가문화유산을 짓밟아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당시 김 여사의 '차담회'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고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이 불거졌다.

민 의원은 "경호처에서 현장을 '우리가 통제하겠다'며 관리자에게는 초소에 들어가서 블라인드를 내리고 나오지 말라고 했다"면서 "당시 차량 출입기록도 빠져 있고 폐쇄회로(CC)TV 녹화도 중단했다.

국가유산청이 이런 대통령실의 은폐 시도에 적극 가담한 게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같은 당 양문석 의원도 '종묘 차담회'와 관련한 책임이 없냐고 지적하자 이 본부장이 "송구하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은 이 본부장을 향해 "지난해 국감 때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끝까지 모르는 체했다. 단지 그들이 들어가서 차담회를 했다는 수준에서 계속 거짓말하고 위증하고 은폐했다"고 비판했다.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본부장은 '(종묘) 사용료 부과를 왜 안했냐', '당시 (사용) 견적이 얼마냐'는 지적에 한동안 답하지 못하다가 "망묘루만 했을 때는 15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또 차담회 당시 '조선 왕실의 신주(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신 영녕전 신실이 개방된 것에 대해 후손에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 김 여사와 외부인이 신실 내부까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신실 1곳을 열었으나,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민주당 조계원 의원도 이 본부장에게 "일반인은 오르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신성시하는 영녕전을 김 여사가 가는데 수행까지 했느냐"며 "종묘가 무슨 카페냐.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잇따른 지적에 이 본부장은 "대통령실의 요청이 있더라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 못한 점이 있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문화유산 보존 관리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종묘 차담회' 논란과 관련해 "(영녕전) 신실까지 개방했다는 건 가장 부적절하고 아주 나쁜 일"이라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특검과 관계없이 필요하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