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애경, SK스토아 인수 저울질… 유통 강화 의지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6 18:10

수정 2025.10.16 20:33

AK플라자 통해 인수 타진중
방송 연계 온·오프 시너지낼듯
상품 판매채널 다각화 기대감
이랜드·LGU+도 인수 후보에
애경, SK스토아 인수 저울질… 유통 강화 의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데이터홈쇼핑업체 SK스토아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애경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백화점(AK플라자)과 홈쇼핑, 방송 콘텐츠 사업을 연계해 유통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NC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과 LG유플러스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비핵심 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자회사 SK스토아와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방송채널(PP) '채널S'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복수의 인수의향자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애경그룹이 백화점 계열사인 AK플라자를 통해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경그룹이 SK스토아를 인수하면 AK플라자와 방송 사업을 연계해 온·오프라인 유통망 강화라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K스토아를 인수할 경우, AK플라자와의 오프라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현재 AK플라자가 수도권 외곽 중심의 거점형 점포 위주라 브랜드 인지도 확장이 어렵지만 TV채널을 보유하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상품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랜드리테일과 LG유플러스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19년 AK플라자가 철수한 구로점 자리를 이어받아 NC백화점으로 새 단장을 한 전력이 있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T커머스 채널이 없어 시장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 애경은 유통 사업 확장 의지를 꾸준히 보여왔다.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 사이 삼성물산의 유통부문을 인수해 AK플라자를 출범시키며 '제2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모태는 소비재 기업인 애경유지공업이지만, 당시 백화점 사업 진출을 계기로 유통업에 진출하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사업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최근 들어 유통 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시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SK스토아 매각을 '콘텐츠 커머스형 유통 모델' 구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방송 제작부터 송출, 상품 판매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어 신세계가 추진하는 '미디어 커머스' 모델과 유사한 방향성을 띨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2020년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세우고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 '스튜디오329' 지분을 인수하며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와 커머스를 결합한 신규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애경이 SK스토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과 온라인몰을 보유한 애경이 SK스토아와 채널S를 함께 품으면 콘텐츠 제작과 유통 채널을 동시에 확보해 브랜드 노출과 판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 중인 애경그룹의 재무 여건상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