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弗 투자방식 등 막판 조율
우리측, 오늘 백악관 예산국 찾아
경주 APEC 이전에 합의 목표
위성락 "트럼프 29~30일 방한"
3700도 돌파… 코스피 또 새역사
한미 간 무역협상이 최종 타결에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16일 양국 경제·통상 수장들의 잇따른 발언에서 협상 급물살을 시사하는 언급이 나오면서 그동안 최대 쟁점이던 총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방식과 통화스와프 조건에 대한 의견 차가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오늘 백악관 예산국 찾아
경주 APEC 이전에 합의 목표
위성락 "트럼프 29~30일 방한"
3700도 돌파… 코스피 또 새역사
한국협상단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 타결을 목표로 양국이 실무합의를 정리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 OMB를 직접 찾아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한다. 한국시간으로는 17일 이른 새벽시간이다.
한국은 전체 3500억달러 투자액 중 5%만 현금 지분으로 내고 나머지는 보증·대출로 충당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전액 달러 현금투자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과정의 일부이며, 순항 중"이라며 "3500억달러는 우리 외환보유액의 83% 수준으로, 전액 현금 지급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실장은 출국 전 "미국 재무부·상무부·무역대표부(USTR)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도 "환율협상은 이미 끝났고, 미국도 한국 외환시장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한국과 (무역협상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10일 이내에 무언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의 유화적 언급과 김 실장과 구 부총리의 속도감 있는 발언을 종합하면 양국이 이견을 좁혀가며 타결의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방식 세부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외환보유액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절충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현금 비중을 소폭 높이는 대신 일정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보장받는 방안, 혹은 대미투자액을 수년간 분산 집행하는 방안이 아이디어로 거론된다.
또 다른 방안으로 우리의 외환보유액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 계좌를 통해 대미투자액을 집행하는 아이디어 등도 거론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원화와 달러를 맞바꾸는 '통화스와프'와 동일한 개념 아니냐는 의견이다.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통한 조달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국가채무가 증가해 재정건전성 우려가 따른다.
한편 한미 양국의 관세협상 간극이 좁아지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극적 타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위성락 안보실장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9일 도착해 30일까지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미 정상회담은 그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