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t wiz의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38)이 마침내 은퇴를 선택했다. 구단은 17일, 21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포 1루수'의 마지막 작별이었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발을 들인 오재일은 서울 히어로즈(현 키움),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지난해 5월 박병호와의 1:1 트레이드로 kt에 합류했다. 수많은 팀을 옮겨 다녔지만, 그의 방망이가 뿜어내는 묵직함은 변함이 없었다.
특히 두산 베어스 시절(2016~2020)은 그의 전성기였다.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중심 타자로 우뚝 섰다. 2019년에는 타율 0.293, 21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고,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져 나왔던 그의 홈런포는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개인 통산 성적은 1,4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215홈런, 873타점.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거포 1루수'라는 수식어에 부족함이 없는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 kt에서 105경기, 타율 0.243, 11홈런을 기록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그는 FA를 신청하지 않고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뜨거웠던 타격감은 결국 차가운 현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유니폼을 벗기로 한 오재일은 구단을 통해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선수 생활 동안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 "항상 성실하고 든든했던 1루수로 기억되고 싶다." 그는 함께 했던 지도자들과 동료들, 그리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21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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