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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사죄 '무라야마 담화' 남긴 日 무라야마 전 총리 별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7 15:09

수정 2025.10.17 15:09

日 무라야마 전 총리, 향년 101세에 노환으로 사망
1995년 '무라야마 담화'로 일본 총리 중 처음으로 식민지 침략 사과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지난 1995년 8월 15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 사진을 찍고 있다.AP뉴시스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지난 1995년 8월 15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 사진을 찍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로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사과했던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7일 향년 101세로 사망했다.

일본 NHK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무라야마는 이날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사망했다. 오이타시에서 1924년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던 그는 공무원 노조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오이타시와 오이타현 의원을 거쳐 1972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사회당 후보로 당선되어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사회당을 이끌던 무라야마는 1994년 자민당·사회당·신당 사키가케 연립 내각이 출범하며 제81대 일본 총리에 올랐다.



그는 총리 취임 후 미일 안전보장 체제를 견지한다고 발언하면서 사회당의 기본 정책 전환을 도모했다. 동시에 전후 50년을 맞아 1995년 8월 15일에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다. 그는 담화에서 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최초로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밝혔다.

약 1년 6개월 뒤 총리직을 사임한 그는 사회당(사민당으로 변경) 위원장을 다시 맡기도 하고 1999년에는 초당파 방문단 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무라야마는 2000년 정계에서 은퇴했고 말년에는 주 3회 '데이케어(일본의 노인 이용시설)'에 다니는 등 소탈한 삶을 살았다.

그는 지난해 100세 생일을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 "일본이 계속 평화로운 나라이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사는 것, 하루하루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