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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스캠' 피의자 64명 전국경찰서로 압송돼...인터폴 적색수배자도 있어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8 10:10

수정 2025.10.18 10:17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뉴스1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온라인 사기 범죄로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64명이 전국 관할경찰서로 압송됐다. 이들 피의자들은 수갑을 찬 채로 결박된 상태에서 경찰에 이끌려 출국장을 빠져 나왔다. 피의자들은 대기하던 23대의 호송차량에 탑승해 전국 관할 경찰서로 이동했다.

이날 송환된 64명 가운데 59명은 캄보디아 경찰의 범죄단지 단속 등으로 붙잡혔고, 5명은 스스로 신고해 구조된 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모두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서 로맨스 스캠, 리딩방 사기, 보이스 피싱, 노쇼 사기 등에 가담한 범죄 혐의점이 있는 만큼 한국에 도착한 직후 경찰 조사가 이뤄진다.

송환된 피의자중에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인터폴 적색 수배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은 한국 송환을 거부하고 캄보디아에 남겠다고 의사를 표명해왔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강제추방 조치로 인해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번 작전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외동포 범죄인 수송작전이 됐다. 이송된 피의자 64명보다 3배나 많은 190여명의 경찰 인력들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이들에 대해 "기본적인 범죄 사실은 모두 가지고 있지만 유인이 돼서 감금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도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만큼 현재로서는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양면적 성격을 가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강압에 의해 온라인 스캠 범죄에 가담한 이들에 대해선 선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64명 이외에 여전히 범죄 조직에 몸담고 있거나 갇혀 있는 한국인 규모도 파악중이다. 또한 캄보디아 경찰과 수사 공조를 통한 구조에도 나선다.

박 국수본부장은 "캄보디아에서 스캠단지를 수시로 단속 중이라 현재 몇 명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캄보디아 수사당국이 한국인) 정보를 주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단속 중에 한국인 체포자가 발생하면 우리에게 통보해 주기로 했다. 이들에 대해서도 추후 관련 절차를 밟아 송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현지 유치장에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이민청에서 태초국제공항으로 이동을 위해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뉴스1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현지 유치장에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이민청에서 태초국제공항으로 이동을 위해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뉴스1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은 지난 8월 캄보디아 보코르산 범죄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의 공동 부검도 20일 오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실시한다.

캄보디아에서 행적이 불분명한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한 수사도 본격화된다. 한국과 캄보디아 정부는 범죄단체에 잡혀 있는 한국인들을 구출하고 범죄 혐의자들을 검거하기 위한 한국-캄보디아 양국간 태스크포스(TF) 구성에 합의했다. 그동안 한국 경찰의 캄보디아 스캠 범죄 수사는 현지 정부의 비협조시 사실상 어려움에 처해왔다.

정부합동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김진아 단장(외교부 2차관)은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합동 대응 TF 설립 및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경찰간 수사 과정에서 정보, 증거 공유 등 수사 공조, 기술협력, 범죄 연루자 조기 송환 등을 위한 정보 교환 및 협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단장은 특히 "씨 부총리가 캄보디아 전국 관서에 범죄단지를 대대적으로 수색하고 한국인 발견시 즉각 구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 경찰 당국의 수사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개발협력 사업을 우리 정부가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씨 부총리는 우리 국민 범죄 연루자의 재입국 방지를 위해 한국인 추방 대상자 명단 공유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쪽은 범죄 조직 연루자 등 '블랙리스트'를 한국 정부에 전해, 현지 범죄조직에 연루됐던 이들의 재입국을 차단하기로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온라인스캠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를 방문해 현장점검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온라인스캠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를 방문해 현장점검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