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탁류'(극본 천성일/연출 추창민)가 지난 17일 최종회인 9회를 공개하며 막을 내렸다. 4주간 공개된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다.
OTT 플랫폼이 선보이는 대작은 주로 TV 드라마가 도전하기 힘든 수위 높은 장르물, 글로벌 톱스타들을 내세운 드라마다. '탁류'는 로운, 신예은, 박서함이 주연을 맡았다. 동시기 전지현 강동원의 '북극성' 김우빈 수지의 '다 이루어질지니'와 비교하면, 나이 어린 청춘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탁류'가 초반에 주목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탁류'는 매회 밀도 높은 이야기를 쌓으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과 함께 막을 내렸다.
'탁류'는 한강 일대, 물자가 드나드는 나루터를 배경으로, 시율(로운 분)을 비롯해 왈패 엄지(대장) 무덕(박지환 분) 종사관 천(박서함 분) 상단을 이끄는 은(신예은 분)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초반부 시율이 겪는 고된 민초의 삶은 보는 이들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일을 해도 약속된 품삯은커녕 끼니도 해결할 수 없는 일꾼들의 삶, 부조리는 권력을 거슬러 올라간다. 나루터의 패권을 잡고 있는 왈패들, 그들의 뒤를 봐주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권력자들이 있었다.
오랑캐 왕해(김동원 분)에게 어머니를 잃은 시율은, 썩어빠진 나라를 바로잡고자 했던 출세가 좌절되자 삶의 의지를 놔버렸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꾼이 된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갈고 닦은 무예 덕분에 왈패의 '검지'가 된다. '힘들고 어려울 때 외면하는 것'이 왈패라는데, 조금은 모자라고 어리숙한 마포 왈패와 시율은 '식구'가 된다. '버러지만도 못한' 삶이라고 괄시를 당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위해 목숨까지 건다.
시율을 비롯해 정천과 대호군(최원영 분)의 염원, 은의 바람까지 한 곳에 흘러 막을 수 없는 물줄기가 된다. 어머니에 이어 말복의 죽음에 대한 복수까지, 시율은 왕해와 핏빛 대결을 통해 마침내 복수극에 마침표를 찍는다.
'탁류'는 기존 사극에서 주로 등장한 '궁중'이 아닌 나루터와 왈패라는 낯선 배경이 주는 새로움, 민초들의 고통뿐인 삶에 함께 분노하는 이야기로 공감을 높였다. 시율과 왈패 이야기를 중심으로 적개심, 경계심이 우정과 가족애로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시율의 '왈패'가 되었다. 시율이 품삯을 달라 읍소할 때, 덕개(최영우 분)에 이어 왕해, 돌개까지 하나씩 적을 격파하고 나아갈 때 그를 응원하게 됐다.
단순한 구도의 이야기를 9부작 속에서 빠르게 진행하면서 속도감을 높인 점,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인물과 감정을 담은 영상미 역시 이 드라마의 장점이다.
더불어 '탁류'는 새로운 얼굴, 깊은 내공의 배우들을 발견했다. 로운은 기존 드라마에서 곱상한 얼굴, 훤칠한 비주얼의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지만 '탁류'에서는 덥수룩한 수염과 삶에 지친 얼굴로 등장했다. 그는 숱한 위기 속 폭발하는 감정, 각성한 뒤 달라지는 눈빛 연기로 시율의 성장은 물론, 배우 로운의 새로운 면모도 보여줬다. 호흡을 맞춘 신예은 역시 많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은의 당찬 면모를 그리며 중심을 잡았다.
신예 박서함은 첫 정극, 사극 연기에 도전해 긴장한 모습이 보이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할 만하다. 이야기의 한 축인 마포 왈패에서 엄지를 맡은 박지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겁 많은 소동물처럼 몸을 한껏 움츠린 그는, 비굴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무덕을 그려 감탄을 자아냈다. 박정표 윤대열 김철윤 안승균 오경화 등 왈패 배우들 역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보여줬다.
'탁류'는 5~6회 공개 후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서 5일부터 12일까지 한국 TV쇼 1위를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콘텐츠 분석 플랫폼 펀덱스(FUNdex) 지표에서 TV ·OTT 드라마 부문 화제성 순위 3위에 올랐고, 로운과 박지환은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출연자 순위에서 각각 3위, 8위에 올랐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시청자의 화제를 끌어내고 있는 '탁류'. 최종회에서 보다 더 큰 이야기를 암시하는 엔딩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애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역주행'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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