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한 달간 ETF 시장의 수익률 상위권은 ‘양자컴퓨팅’ 테마가 독식했다. 상위 10개 ETF 중 4개가 미국 양자컴퓨팅 관련 상품으로, 30~4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호황 속에 차세대 기술로 부상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불거진 금융 리스크로 인한 단기 변동성에는 주의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한 달간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46.03% 오르며 전체 ETF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2위·39.11%)',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3위·37.09%)', 'KIWOOM 미국양자컴퓨팅(10위·27.23%)'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양자컴퓨팅이 단순 테마주를 넘어 AI 인프라의 차세대 기술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전략적 인수와 기술 제휴를 확대하면서 밸류체인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보안, 신약개발,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은 "최근 AI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의 기술주 흐름이 양호했던 가운데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이 연구지원 확대 소식 및 예상보다 빠른 기술 발전을 통한 상용화 시기 단축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양자 관련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이 다시 한 번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팅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이지만, AI 산업 전반의 연산 효율을 결정짓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글로벌 기관들의 투자 선언이 이어지고, 기술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양자 기술 관련 투자와 기술 발전,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미 연준이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자금조달비용 감소에 따른 투자 및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며 "상용화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AI,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투자 분위기에는 조정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 리스크가 부각되자 뉴욕 증시에서 양자컴퓨팅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아이온큐는 9.42% 떨어졌고, 리게티컴퓨팅은 14.86% 급락했다. 디웨이브퀀텀도 9%대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금융 리스크 우려가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게티컴퓨팅 최고경영자의 지분 전량 매도 소식도 전해지며 개별 종목 중심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이 큰 만큼 ETF를 통한 분산투자와 분할매수 전략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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