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中, 경주 정상회의 앞두고 말레이에서 무역 대화 재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19 15:24

수정 2025.10.19 15:23

이달 무역갈등 재점화됐던 美中, 18일 무역 대표 화상 통화
"솔직하고 상세한 논의"...다음주 말레이에서 실무진 회동
트럼프 "한국에서 시진핑 만날 것, 100% 보복관세 지속불가능"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왼쪽부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왼쪽부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이달 희토류 위기로 다시 무역전쟁 위기에 몰린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를 재개했다. 양측의 무역 대표들은 일단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무역 긴장을 낮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18일 보도에서 이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양측이 경제 및 무역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교류를 했다며 새로운 경제·무역 협상을 개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베선트도 통화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중간 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상세한 논의를 나눴다"고 적었다.

이어 "다음 주 직접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알렸다.

베선트와 그리어는 지난 5~9월 사이 미중 1~4차 무역협상에서 미국 대표로 허리펑에 맞서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4월 무역전쟁을 시작한 미중은 일단 11월 10일까지 보복관세를 부분 유예한 채 대화에 나섰으나 이달 초 갈등으로 사이가 틀어졌다. 중국은 12월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선언했고, 미국은 11월부터 100%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언급하고 "그는 자국이 불황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긴장 완화를 시도했다. 트럼프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국과 협상에서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100% 추가되면 157%가 된다. 중국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우리는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중국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무언가를 원한다. 우리는 몇 주 안에 만나게 될 것이고 한국에서 만날 거다"라고 밝혔다. 미국 안팎의 매체들은 트럼프가 이달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30일 시진핑과 대면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1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157%에 달하는 보복관세가 "지속가능한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이 그런 조치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 대표들은 APEC 회의 전에 말레이시아에서 먼저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오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베선트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 협상 대표단이 "아마 내일부터 일주일 뒤에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두 정상의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는 "나는 긴장이 완화됐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중국에 보여준 존중을 중국도 우리에게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측은 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베선트는 17일 국제통화기금(IMF) 운영위원회에 성명을 보내 중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정책으로 세계 경제에 중국산 제품이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IMF와 세계은행(WB)이 중국에 보다 엄격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원칙에 따른 국제 사회의 다자간 무역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 조치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왼쪽)가 지난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4차 미중 무역협상을 위해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왼쪽)가 지난달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4차 미중 무역협상을 위해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