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신예은(27)에게 2025년 하반기는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촬영을 이어왔던 두 편의 드라마들이 동시기에 공개된 것. 하나는 9월 13일부터 방송돼 지난 19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김보람/ 연출 김상호)였다. 다른 작품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를 마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극본 천성일/ 연출 추창민)였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로, 신예은은 친구 영례와의 우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사랑까지 포기할 수 있는 '영례 바라기' 서종희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열연을 펼쳤다.
또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과거를 감추고 왈패가 된 시율(로운 분)과 이치에 밝은 최은(신예은 분), 청렴한 관리를 꿈꾸는 정천(박지환 분)의 운명적이 이야기를 그린 '탁류'에서는 조선 최고의 상단을 이끄는 장사꾼의 후계자 최은 역을 맡아 사극에서도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최근 차기작인 ENA 새 월화드라마 '존버닥터' 촬영에 매진 중인 신예은은 그야말로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예은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연한 '백번의 추억' '탁류' 모두 종영한 소감을 밝힌다면.
▶뭔가 저에게는 이 시간들이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인물들의 마음이 계속 제 안에 담겨있다 보니깐 벌써 종영인가 싶고 기분이 이상하다. 매번 작품을 하고 매번 종영을 맞지만 항상 새롭다. 두 작품이 함께 종영하는 게 저에게는 처음인 경험이었고 제가 이 시간 동안 놓친 건 없었을까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또 이 안에서 배운 건 뭐였을까 생각도 한다. 이번을 계기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큰 도움을 준 너무 다른 두 작품이었다.
-배운 건 뭐였다고 생각하나.
▶우선 '탁류'는 선배님들도 많이 계셨고, '탁류'를 하기 전에 추창민 감독님께서 배우들의 연기를 잘 끌어주신다고 해서 꼭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과 작품을 하면서 대본을 볼 때 내가 보는 게 끝일까, 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인가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의심해 보는 시간을 배웠다.
또 '백번의 추억'은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고 상대 배우들에게 삶에 대해 많이 배웠다. 저는 사람들과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를 들어 제가 살아온 삶이 직진이었다면 어떠한 사람은 다른 길을 가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우로서 또 저라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까 하는 배움들이 많았다.
-극 중 영례와 종희의 워맨스 관계성은 어떻게 그리려 했나.
▶저는 버스 안내양들이 다 같이 시위하는 장면과, 원하는 걸 이룬 뒤 환호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또 영례와 옥상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도 기억난다. 보통 대사가 길고 신이 길면 어떻게 풀어나갈까 생각하게 되는데 옥상 신은 영례와 캠프하면서 노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연기해야지'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였다. 그런 부분이 우리의 우정을 잘 보여주는구나 생각했다.
-종희가 영례에게 마음을 주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제가 가지지 못한 걸 다 가진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우선 이 아이의 표정에서 볼 수 있는 순수함과 맑음이 있다. 삶의 고난도 있지만 종희가 처음 바라보는 영례는 때 묻지도 않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종희는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데 영례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서 동경하고 호기심을 품게 된 것 같다.
-영례와 종희 모두 재필이라는 남성에게 빠지는데, 두 사람 모두가 재필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종희 입장에서는 '종희에게 이성이란 어떠할까'라고 생각했다. 버스안내양이 연애를 몇 번 해봤을까. 만났던 사람은 누가 있었을까 생각했을 때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게 컸던 것 같다. 종희는 폭력적인 성향의 오빠도 있고, 살아온 삶이 좁은 친구다. 재필을 만났을 때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따뜻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손길에 흔들렸던 것 같다. 대본을 봤을 때 이 스무살의 사랑이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배우 신예은이라도 그렇게 우정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것 같나.
▶원래 저는 옛날부터 밸런스 게임처럼 사랑, 우정 고르라고 하면 항상 사랑이었다. 하지만 '백번의 추억'을 하면서 우정에서 오는 행복과 편안함을 더 깊게 알게 됐다. 물론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백번의 추억'을 끝낸 이 시점에서는 우정과 사랑 중 확실하게 사랑이라고는 말할 수 없게 됐다.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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