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보 격상에도 캄보디아 일정 올리고 엑셀방송도 예고
[파이낸셜뉴스] 국내 BJ들이 여행경보가 격상된 캄보디아로 줄지어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J 중 일부는 캄보디아에서 엑셀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19일 뉴스1은 BJ로 활동하고 있는 A씨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캄보디아 21일 출발한다. 저녁 7시 비행기 티케팅 완료"라며 인증샷을 올렸다고 전했다. A씨의 일정엔 자신을 포함해 BJ·유튜버 등 3명이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죄자 소굴 앞에서 엑셀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예고도 함께 했다.
엑셀방송이란 BJ들이 후원금이나 조회수 순위를 엑셀 시트처럼 정리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방송을 말한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난 12일 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BJ로 활동 중인 B씨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원구단지 앞에서 생방송을 했다는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생방송한 지역은 태자단지, 망고단지와 더불어 캄보디아 내 3대 범죄 단지로 분류된 곳이다.
B씨는 단지 앞에서 "좋은 말로 할 때 한국인을 석방하라", "강제 감금된 피해자들을 풀어달라"고 1인 시위를 했고 이 모습은 라이브 방송으로 실시간 공개됐다. 시청자 수가 2만명을 넘기도 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여행경보 격상 등을 통해 캄보디아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외교부가 지난 10일 수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지난 16일 0시부터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 등 캄보디아 범죄단지 밀집 지역에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여행금지 지역에 들어가면 법적 조치도 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가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돼 고문으로 숨진 뒤 국내에서 유사한 피해 의심 신고가 잇따르면서 나온 조치다.
정부의 조치에도 BJ나 유튜버는 이를 무시한 채 캄보디아 사태 관련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들을 현실적으로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BJ나 유튜버가 취업 사기를 당했거나 대포통장 판매 등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제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1에 "일부 BJ들이 캄보디아 사태를 조회수 올려 돈 벌 기회로만 보는 것 같다. (이런) 콘텐츠에 책임을 지게 할 법이 굉장히 모호한 상태다. 정부가 미필적 방조를 하는 것"이라며 "일탈을 하는 사람들에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과 플랫폼에 대한 책임을 명문화하는 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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