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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 "30대에 교복 연기? 80년대 자료 속 얼굴들도 성숙" [N인터뷰]①

뉴스1

입력 2025.10.20 08:01

수정 2025.10.20 08:01

에이치솔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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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9일 12부작으로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김보람/연출 김상호)는 배우 허남준에게 첫 주연작이자 본격 로맨스에 도전한 드라마다. 허남준은 최근 인터뷰에서 "로맨스 도전은 해본 것 중 제일 어려웠다"는 출연 소감을 털어놨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다. 허남준은 극 중 두 여성 영례와 종희와 러브라인을 오가는 재필을 연기했다.

허남준은 데뷔 후 첫 주연작에서 김다미 신예은과 로맨스 연기를 펼친 데 대한 소감도 밝혔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드라마에서 펼쳐지니까 감사했다"고 전한 그는 첫 키스신을 포함한 주요 장면들에 대한 고민과 긴장감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해 나가는 로맨스의 결을 표현해 본 데 대한 소감도 덧붙였다.

허남준은 지난 2019년 영화 '첫잔처럼'으로 데뷔한 후 '유어 아너'(2024)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 거신 전화는'(2024) '별들에게 물어봐'(2025)를 거쳐 '백번의 추억'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내년 방영 예정인 임지연 주연의 '멋진 신세계'에도 함께 캐스팅되는 등 빠르게 대세 행보를 이어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허남준은 '백번의 추억'을 보내며 촬영 현장의 공기와 온도, 냄새까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두고두고 한 번씩 꺼내볼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낸 그에게 '백번의 추억'은 캐릭터를 닮은 순수함을 그리려 노력했고, 연기에 대한 진심을 고스란히 담은 시간이었다. 허남준을 만나 첫 주연의 시간을 돌아봤다.

-'백번의 추억'을 마무리한 소감은.

▶한 8개월 정도 찍는 시간은 길었는데 (방송은) 12부작이어서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제 드라마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빨리 끝나버리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많이 서운한 느낌도, 시원섭섭한 느낌도 든다. 공허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로 첫 주연을 맡았는데.

▶첫 주연이라고 해서 뭔가 크게 할 수 있는 게 있었던 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에 부담감은 안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까 부담감이 조금 있었구나 싶더라. 아무래도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정신없이 '이렇게 해도 되나 저렇게 해도 되나'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계속 고민하다가 끝나버린 것 같다.

-10회에서 시청률이 7.5%까지 올랐다. 첫 방송 시청률 3.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기도 했다.

▶처음에 숫자를 봤을 때는 기분이 좋았다. 시청률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관심이 있으면 있을수록 모두가 열심히 촬영한 작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기분이 좋더라. 조금만 더 올랐으면 좋겠다는, 어떤 아주 작은 꿈도 생기고 소박한 꿈도 생기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청률을) 검색했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웃음)

-드라마에 대한 만족도는.

▶항상 똑같은 것 같다. 보면서 '저기서 저렇게 할 걸' 하는 후회되는 지점들도 있고 아쉬운 지점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래야 또 사람이 발전도 하니까. (드라마를) 최대한 이불 속에서 실눈을 뜨고 보다가 즐기면서 보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많이 걸었다. 제 거를 제가 보는 게 사실 쉽지 않아서 그랬는데 나중에는 점점 태연하게 보게 되더라.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당시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출연 계기가 있나.

▶되게 간단했다. 대본을 받고서 너무 재밌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안 쉬고 읽었다. 키득키득하면서 너무 재밌어서 '어떻게 이렇게 쓰셨지' 감탄하면서 글을 봤고, 전체적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너무 재밌다,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저로서는 너무 감사해서 덥석 물게 됐다.(웃음)

-재필 캐릭터는 어떤 점이 가장 끌렸나.

▶가장 끌렸던 부분은 순수함이었다.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7년 뒤의 재필이가 더 순수했다고 봤다. 어릴 때 상처가 있는 캐릭터인데, 그때는 누군가 예시를 보여주지 않으면 나를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을 알기 어렵지 않나.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건 센 척하는 것과 본인을 많이 드러내지 않고 보여주지 않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친구인지 연인인지 모를, 사랑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점점 나를 드러내게 되고, 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달으면서 점점 성숙해져 가는 느낌이 들더라.

-실제 허남준과 극 중 재필 캐릭터의 접점이 있나.

▶재필은 여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접점이 많은 편인 것 같다. 어떤 캐릭터든 어쩔 수 없이 저라는 사람으로, 제 몸으로 연기를 하니까 어느 정도는 당연히 묻어 나오겠지만, 순수한 지점을 표현할 때 평상시의 제 아이 같은 모습을 많이 드러내려고 노력했어서, 다는 아니지만 꽤나 비슷한 지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배경으로 연기하면서 어땠나.

▶현장에 가서 소품들을 보면 '이런 게 있어?' 싶은 것들이 있었다. 어렸을 때 봤던 소품들도 있어서 옛날 생각이 진짜 많이 났다. 어릴 때 스마트폰도 없고 놀이터 가서 놀고 개미 잡고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지 않나. 전 항상 축구공 들고 밖에 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자극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너무 낭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낭만을 좋아해서 그런 낭만 있는 정서를 찾으려고 애썼다. 현장에서 아는 소품이 나올 때 그때의 놀거리가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되게 신기했다. 그런 걸 집중하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1980년대 교복도 처음 입어봤을 텐데.

▶고등학교 때 교복이 비슷했다. 디자인이 차이나 카라여서 비슷한 느낌이었고, 색상만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최근에 입었던 교복이긴 했지만 디자인은 좀 비슷했다.

-30대에 교복을 입고 고3 연기를 했다. 극 초반 고등학생 같지 않은 성숙한 비주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느끼신 분들이 있다면 너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제 얼굴에 대한 객관성을 찾기 힘들지만 초반부에 그 시대 사진이나 헤어나 교복, 소품들을 체크할 때 사진들을 많이 봤다. 감독님도 그렇고 저희 아버지 어릴 때 친구들이랑 찍은 사진만 봐도 다들 성숙하게 생기셨더라.(웃음) 옛날 자료 보면 인터뷰하는 분들도 되게 성숙하게 생기셨다. 그래서 크게 불편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다. 이미 어쩔 수 없는 것 같다.(웃음)

-주인공들 헤어 스타일이 현대적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것도 사실 현대와 시대 고증을 함께하는 '뉴트로'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었다.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그 시대가 두발 자유화였고, 지금까지도 유행이 돌고 도는 게 맞더라. 그 시대에도 "와, 이런 머리를 그때 했어?" 싶은 예쁜 머리들이 많았다. 예시를 이것저것 많이 찾다가 보니까 그 시대 때도 투블럭 같은 머리도 있었고, 꾸밈이 많은 분들은 잘 꾸미던 시대였다. 재필이 같은 경우는 부잣집 친구이기도 해서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역사 고증은 아녀서 캐릭터와 잘 어울릴 수 있는 걸 생각하면서 방송사, 감독님, 제작진과 회의를 거쳐 픽스를 내린 머리였다.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그 시대 머리하면 떠오르는 명확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이질감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뉴트로'라고 얘기했던 부분이고, 그걸 감내하고 가려고 했던 부분이어서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연기하며 도전이 많았던 신이 있었나.

▶피아니스트처럼 엄청 특별한 걸 안 해본 이상, 사람들이 캐치하지 못할 만한 작은 도전들이 많았다. 연기할 때마다 엄청 작은 도전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엔 진짜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 친구는 성숙해지는 과도기에 있는 친구였다. 그래서 아이 같은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고,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들에겐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스스로에겐 엄청 큰 도전이었다.
운이 좋게도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스태프나 배우분들도 다 좋으신 분들밖에 없어서 아이 같은 모습을 꺼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아이처럼 굴다가, 슛이 들어갈 땐 그 아이 같은 모습을 가리면서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보통은 준비해서 드러내는 방식이 많았는데, 이번엔 반대로 연기했다.

<【N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