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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남미 트럼프' 아르헨 밀레이 풍자하며 美의 400억달러 지원 비판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0 10:12

수정 2025.10.20 10:12

밀레이를 오스틴 파워 캐릭터에 빗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영화 오스틴 파워 주인공.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영화 오스틴 파워 주인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SNL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풍자했다.

19일(현지시간) 암비토, 엘데스타페 등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미국 SNL이 전날 방영분에서 밀레이 대통령을 마이크 마이어스 배우가 연기한 영화 속 괴짜 영국 스파이 '오스틴 파워'에 빗대 조롱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과 아르헨티나 정부에 대한 금융지원 문제도 '아이러니'로 다뤘다"고 전했다.

당시 SNL 진행자는 밀레이 대통령과 영화 오스틴 파워 속 배우가 안경을 착용하고 비슷한 표정을 짓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명대사를 인용해 풍자했으며, 트럼프 정부의 아르헨티나 정부 지원에 대해 특유의 유머를 가미해 비꼬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400억달러(약 57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역사가 길잡이가 된다면 트럼프 정부 관료들 상당수가 결국 아르헨티나로 도망갈 거다"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 인사들이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일부 나치 인사들처럼 아르헨티나로 피신할 수 있다는 농담으로, 미국의 대아르헨티나 지원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호주 스카이뉴스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호주 스카이뉴스 영상 캡처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들은 "이번 방송은 미국 정부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상황에서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400억달러 지원을 발표한 것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밀레이 정부에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와 민간기금을 바탕으로 한 200억달러 추가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미국 야당인 민주당에선 트럼프 정부가 자국민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다른 곳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민주)은 "미국 납세자의 돈 200억달러로도 아르헨티나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은행들이 기업, 농가, 가정에 빌려줘야 하는 돈 200억달러를 또 다른 지원금으로 돌려 부패한 밀레이 정부와 위기에 빠진 경제를 떠받치려고 한다"며 민간기금 조성에 대해 비판했다.

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의료 위기를 해결하기보다 아르헨티나의 극우 성향 지도자를 구제하기 위해 400억달러를 퍼주려 한다.
이는 그의 우선순위를 보여준다"며 "'미국 우선주의'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성향이 강했던 농가들조차도 최근 미중 무역 갈등 때문에 대(對)중국 대두 수출이 끊긴 상황에서 아르헨티나가 중국에 대두를 더 많이 수출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비판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인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가 원래는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Make Argentina Great Again)'였나"라고 비꼬았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